SK케미칼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독립경영 기조를 강화하면서 SK그룹에서 사촌 간 계열분리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SK네트웍스 지분율이 워낙 낮아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과 달리 현실적으로 계열분리까지 갈 길이 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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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
SK그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사촌들이 함께 경영을 하면서 꾸준히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최신원 회장의 SK네트웍스 지분율은 1분기 말 기준으로 0.63%에 그친다.
최신원 회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SKC 주식 59만4543주를 시간외매매를 통해 185억 원에 매각했다. 또 SKC솔믹스 주식 54만145주도 전량 처분해 25억 원가량을 손에 쥐었다.
주식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통해 SK네트웍스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해 3월 SK네트웍스 대표이사로 19년 만에 복귀했는데 4월부터 꾸준히 이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1년 동안 SK네트웍스 주식 43만7772주를 사들였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SK로 지분 39.12%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계열분리 가능성은 예전부터 계속 나왔지만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신원 회장이 주식매각을 통해 확보한 210억 원을 모두 SK네트웍스 지분을 사들이는 데 쓴다고 해도 지분율은 채 2%가 되지 않는다.
최신원 회장은 이밖에 SK 5천 주, SK텔레콤 1천 주, SK하이닉스 1만1천 주, SK케미칼 1만1700주. SK텔레시스 276만 주 등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매각해봤자 SK네트웍스 지분율을 크게 높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재계는 SK네트웍스의 경우 SK그룹의 우산 속에 있으면서 중대한 의사결정을 독자적으로 하는 독립경영 형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2월 일부 기자들과 만나 “지분 관계가 전혀 없으면서도 SK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의 지배구조도 가능하다”고 말한 점도 이런 의미로 해석된다.
최신원 회장은 사실상 SK네트웍스를 독자적으로 이끌고 있다. 지난해 SK네트웍스로 복귀한 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회사의 빠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적자를 이어가던 패션사업을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했고 LPG사업도 SK가스에 양도했다. SK매직(동양매직)도 품에 안았다.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건 창업주가 일군 기업이다. SK네트웍스는 1953년 최종건 창업주가 선경직물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한 회사로 SK그룹의 모태기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