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면세점사업에서 브랜드 협상력을 강화해 해외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1일 “호텔신라는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공항인 싱가포르, 홍콩, 인천공항에서 화장품과 향수부문 독점 혹은 과점사업권을 확보해 브랜드 협상력이 커지고 있다”며 “해외진출 성과도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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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호텔신라는 2013년 싱가포르창이공항에서 면세사업을 시작해 같은해 2천 평 규모의 1~3여객터미널에서 화장품과 향수부문 독점사업권을 따냈다.
올해 4월에도 홍콩첵랍콕공항 면세점에서 화장품 독점사업권을 확보했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에서도 화장품을 과점하게 됐다.
면세점은 임대수수료를 받는 백화점과 달리 직접 제품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브랜드 협상력이 높을수록 인기 브랜드를 유치하기 쉽고 낮은 원가로 제품을 사올 수 있어 경쟁력이 확보된다.
함 연구원은 “인천국제공항은 과거에 권역별로 사업권을 분할해 입찰을 진행했지만 이번 제2여객터미널에 이례적으로 카테고리 입찰방식을 적용했다”며 “카테고리를 하나의 사업자에 집중할 경우 규모의 경제, 가격 효율성, 협상력 강화효과가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이 경쟁력을 강화하면 고객과 임대인인 공항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면세사업 이력이 긴 글로벌 공항은 그동안 대부분 카테고리 입찰방식을 준용해왔다.
호텔신라는 해외사업에서도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신라면세점의 해외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5천억 원가량으로 롯데면세점의 해외매출 규모를 제쳤다.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에 이른다. 내년에는 국내 면세점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매출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2018년에 매출 4조4810억 원, 영업이익 169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추정치보다 매출은 12.5%, 영업이익은 293%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올해는 사드보복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함 연구원은 “사드보복 여파에도 중간도매상들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방문객 감소를 상쇄했는데 이는 한국 면세점의 높은 경쟁력을 반증한다”며 “다만 단기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해외진출로 투자가 늘어난 점도 올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사업은 투자비용이 커 초반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원가 효율화와 규모의 경제를 이루며 점차 수익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840억 원, 영업이익 43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7.2%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45.6%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