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스마트폰사업 조직개편으로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면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LG전자는 G6의 저가와 고가모델을 새로 출시하며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전략변화 실험을 앞두고 있어 그 성과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사업 방향을 놓고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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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LG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G6의 판매효과와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선의 노력으로 안정화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MC사업본부의 인력운용을 효율화하는 수시 조직개편을 실시한 뒤 최근 약 1년만에 일부 사업조직을 다시 재편했다.
기존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G와 V시리즈,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나누어져 있던 PMO(제품관리총괄)조직이 단말사업부로 통합돼 조준호 사장의 직속으로 편입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LG전자는 G6의 가격대와 성능을 다변화한 신모델 출시를 7월 초 앞두고 조직쇄신을 꾀했다. 스마트폰사업 반등의 필수과제로 꼽히는 G6 흥행에 역량을 더 끌어모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조 사장이 앞으로 스마트폰 상품기획과 판매, 영업을 모두 직접 총괄하게 된 만큼 G6 신제품 판매성과가 곧 조 사장의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가 G6의 성능과 가격대를 다양화한 데 따라 판매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로 나오는 G6 32기가 모델은 낸드플래시 용량이 3월 출시된 제품의 절반으로 비교적 저가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128기가 모델은 무선충전기능과 새 색상이 적용돼 고가제품으로 추정된다.
매년 아이폰의 메모리용량과 카메라 등 기능, 가격을 다변화해 출시하는 애플과 같은 판매전략을 LG전자도 시험해보는 셈이다. G6의 흥행에 그만큼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위험성도 더 클 수밖에 없다. 색상과 기능별로 각각 다른 G6 제품 종류가 기존 3개에서 9개로 대폭 늘어 재고관리와 상품 출시국가 결정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자칫 수요예측에 실패할 경우 G6의 재고증가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스마트폰사업의 흑자전환이 더 늦춰질 수도 있다. 조 사장의 사업역량과 전략이 실적에 더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G6 32기가 또는 고성능모델의 가격이 기존제품보다 너무 낮게 책정되면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일부 구매자들은 무선충전기능을 탑재해 개선된 신모델 출시소식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G6 신모델이 출시된 후 1~2개월만에 후속제품인 V30의 출시가 예정돼있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V30을 기다리는 소비자의 대기수요가 발생하며 G6의 판매가 부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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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초 출시되는 LG전자 'G6' 신모델. |
V30은 LG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35’와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며 하드웨어가 대폭 개선돼 G6의 잠재수요를 대부분 빼앗아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조직 통합에 따라 G6 판매에 집중하던 MC사업본부의 역량도 V30 출시 뒤 대부분 신제품에 쏠릴 수밖에 없다. G6의 다변화전략 성과로 조 사장이 능력을 증명할 시간이 많지 않은 셈이다.
G6의 모델 다변화 실험은 향후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사업의 방향을 어느 정도 결정할 수도 있다. 저가모델이 인기를 끌 경우 부품성능을 낮춰 원가를 절감하는 전략을, 고가모델이 흥행할 경우 고성능 부품을 탑재하는 고가전략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MC사업본부장에 오른 뒤 G4와 G5의 연이은 실패와 실적부진에도 계속 유임됐다. LG전자에서 조 사장을 놓고 신임이 높다는 뜻이지만 그래도 조 사장은 G6의 흥행성과가 꼭 필요하다.
LG전자 관계자는 “G6은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해 장기간 꾸준히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G6의 제품 라인업을 늘린 만큼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