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회사의 성과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금융학회가 16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정기학술대회에서 이창민 한양대 교수, 정준영 중앙대 교수는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기업에 기여하는가? 금융회사 사외이사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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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민 한양대학교 교수. |
이 교수와 정 교수는 “낙하산 사외이사들이 금융회사의 자기자본수익률(ROE), 총자산수익률(ROA) 등 단기성과 및 장기성과인 ‘토빈의 Q’ 등에 의미있는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 교수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상장사 및 비상장사 금융회사 1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대상 금융회사들은 평균적으로 7명 규모의 이사회를 갖추고 있고 이 가운데 사외이사들은 5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 사외이사 가운데 정부관료와 금융공기업 출신은 4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료는 27.4%, 금융공기업은 14.9%였다.
이 교수와 정 교수는 “관료·금융공기업·교수 출신 사외이사가 없는 곳과 비교해 봤을 때 특별히 더 나은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구개발 지출이 많거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가 있는 기업, 불확실성이 높은 기업 등 사외이사 감시기능이 중요한 곳에서도 이들이 성과나 가치를 창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특히 금융공기업 출신 사외이사들은 총자산수익률(ROA)과 마이너스 관계라고 분석했다. 반면 관료와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장기가치에 다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와 정 교수는 “단순히 사외이사 비율을 높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외이사 제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며 “사외이사 등 전관예우가 관료들에게 암묵적 연금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조기퇴직을 막고 정년을 보장해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