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이 해외 지급결제시장을 공략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사장은 하나금융지주 이사회와 하나카드 이사회에서 각각 일본법인 설립 승인을 받는 등 일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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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
하나카드 관계자는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일본 진출을 즉시 추진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일본사업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들이 해외에서 자동차할부금융과 소액대출에 중점을 두는 것과 달리 정 사장은 지급결제업무를 중심으로 일본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지급결제시장에 핀테크업체와 정보통신기술(ICT)업체 등이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여전히 현금을 중심으로 결제가 이뤄지고 있어 지급결제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금유통 비중은 19.4%로 미국(7.9%), 한국(5.5%), 스웨덴(1.7%)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본정부가 최근 현금결제 비중을 줄이고 카드결제 비중을 늘리려는 정책을 펼치는 등 카드사용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시기를 놓치지 않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지난해를 ‘해외진출 원년’으로 정하고 중국과 미얀마, 베트남 등의 지급결제시장 진출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금융회사들과 협력도 순조롭게 이끌어내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중국 길림은행과 미얀마의 결제 네트워크 업체인 MPU(Myanmar Payment Union), 베트남 국영상업은행(BIDV) 등과 지급결제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 또는 비밀유지협약을 맺었다.
베트남 국영상업은행과 함께 지난해 11월 베트남에 카드센터 설립 및 전산개발 등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기도 했다.
하나카드는 올해 베트남 국영상업은행과 정식계약을 체결해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을 목표로 세웠다.
다만 중국과 미얀마 등에서는 현지 법률과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심사절차 등 때문에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은행지점이 있는 해외에 진출해 부수적 사업 차원에서 사업을 펼치는 것과는 달리 하나카드는 금융지주 차원의 해외진출과 별도의 사업으로 해외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 사장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에서도 본격적인 사업을 펼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