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LCD업황이 중화권 패널업체들의 생산확대 영향으로 다시 공급과잉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진출마저 노리는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방어하기 위해 기술발전에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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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왼쪽)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어규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12일 “중국 패널업체들의 신규공장 가동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글로벌 LCD 업황이 하반기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 BOE와 판다, HKC 등 패널업체들은 2분기부터 8세대 이상의 대형 LCD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BOE와 차이나스타, 샤프 등은 내년부터 10.5세대 신규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어 연구원은 중화권 패널업체들이 양산을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글로벌 LCD패널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약 40% 중반대에서 2019년 60%까지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대부분의 실적을 LCD에 의존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시설을 중소형 올레드로 대거 전환해 중국업체들의 LCD패널 생산확대에도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다.
하지만 어 연구원은 중화권업체들이 LCD와 동시에 올레드패널에도 대규모 생산투자를 벌이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바라봤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로 과점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됐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과 대형 올레드 생산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러나 2019년이면 중화권업체들의 올레드패널 생산량 점유율은 전체의 약 31%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에 투자를 모두 집중한 상황에서 추격을 허용하면 직격타를 받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에 이어 올레드마저 따라잡힐 경우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어려워진다.
어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화권 패널업체의 추격을 방어하고 격차를 벌리기 위해 꾸준한 기술개발로 제품 라인업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업체들의 중소형 올레드 양산이 시작되면 삼성전자는 현재 개발중인 접는 스마트폰의 정식출시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됐다. 어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접는 올레드패널 양산을 본격화해 중소형 올레드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파악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65인치 이상의 대형 올레드패널 양산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패널은 수익성이 높지만 생산수율을 맞추기 어려워 중화권 업체들이 기술력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중화권 패널업체의 대형 LCD 증설로 중장기 실적에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며 “대형 올레드패널에서 확실하게 성장가능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레드패널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중화권업체의 시장진출이 2019년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에서 기술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버는 셈이다.
어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어려운 업황이 이어졌던 LCD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올레드패널에서 독주체제를 지켜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