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가 국내 온라인보안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주목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온라인보안사업을 시스코코리아의 핵심사업으로 지목하고 인력과 조직을 보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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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 |
시스코코리아는 라우터와 스위치 등 네트워크장비와 온라인보안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사업의 매출비중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네트워크장비의 매출이 아직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이런 시스코코리아의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국내 온라인보안시장에 특화된 사업파트너를 찾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회사와 합작해 보안사업만 전담하는 조인트벤처를 만드는 것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코리아가 국내 온라인보안시장에 비교적 늦게 뛰어든 점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보안회사와 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최근 배민 전 안랩 상무를 시스코코리아의 보안솔루션사업 총괄상무로 영입했다. 배 상무는 온라인보안 전문회사인 안랩에서 보안사업본부장과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일했다.
시스코코리아는 배 상무를 영입하면서 “현재 역점을 두고 있는 보안사업 성장에 배 상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본사인 시스코가 온라인보안사업을 확대하는 기조를 일차적으로 따라가면서 장기적으로는 시스코코리아의 수익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스코는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서비스 등에 연관된 온라인보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보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3년부터 인수한 회사 16곳 가운데 9곳이 보안 관련 회사다.
조 대표가 펼치고 있는 ‘시큐리티 에브리웨어’ 경영전략도 시스코의 방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안사업 규모를 기존보다 40% 이상 키우는 방향으로 투자해 사업모델을 재편하는 방식이다.
그는 3월 한 인터뷰에서 “시스코가 글로벌 온라인보안시장의 선두회사인데 시스코코리아가 국내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며 “시스코코리아는 본사보다 온라인보안사업을 늦게 시작했지만 국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IT시장분석기관 한국IDC가 4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T보안제품 시장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6582억 원 규모로 집계돼 2015년보다 3.3% 증가했다.
전체 시장규모는 아직 작지만 클라우드서비스 등의 확대로 종합적인 온라인보안제품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한국IDC는 예측했다.
조 대표도 “대기업과 정부의 보안수준은 결국 얼마나 지능화된 보안솔루션을 갖췄는지에 좌우된다”며 “국내기업에서 개발해 대응하는 온라인보안제품만으로 고객의 욕구를 충분하게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상황이 시스코코리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 대표는 시스코코리아 대표를 두 번 맡았는데 그때마다 네트워크장비 외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과제를 안았다.
2009년 6월~2011년 11월 동안 시스코코리아 대표를 맡았는데 이때 도시개발사업과 친환경IT 등에 관심을 뒀다. 그 뒤 삼성전자 전무로 자리를 옮겨 기업대기업(B2B)사업을 담당하다가 2016년 8월 시스코코리아 대표로 돌아왔다. 현재 본사인 시스코 부사장도 맡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액센츄어에서 IT기술을 자문하고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데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했다. 중국 톰슨전자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는 등 기업 경영경험도 풍부하다.
조 대표는 “시스코는 연구개발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인수합병 등을 통해 보안역량을 키울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회사”라며 “시스코코리아도 (온라인보안사업을 통해) 한국에 기여하는 회사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