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대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대기업의 지배구조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롯데쇼핑, SK, BGF리테일이 지배구조개편 방안을 내놓았는데 현대로보틱스 등이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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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문재인 정부와 공정위원회의 정책방향이 뚜렷해 기업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8일 롯데쇼핑의 롯데시네마사업 분할, SK의 SK증권 매각, BGF리테일의 인적분할이 잇따라 발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상법개정안 개정, 공정위의 정책변화 등이 추진되면서 기업들이 지배구조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셈이다.
윤 연구원은 “앞으로 기업들의 지배구조개편, 경영권 승계, 자사주 활용의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며 “롯데그룹, SK그룹, BGF리테일의 개편을 지켜본 기업들이 자발적 개편을 시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대로보틱스가 지배구조개편에 나설 곳으로 꼽혔다. 윤 연구원은 “현대로보틱스는 오너일가 지분이 10.2%인 지배구조가 오랜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낮다”며 “머지않은 시점에 지분스왑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격이지만 자회사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오너일가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을 현대로보틱스에 현물로 출자하고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밖에에도 지배구조 개편에서 자사주 활용이 제한될 수 있어 자사주를 대거 보유한 기업들도 조기에 지배구조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진다. SK케미칼,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한샘, 태광산업, KT&G, 현대그린푸드, 한섬, 효성 등이 꼽힌다.
윤 연구원은 “분할을 통해 기업가치를 개선하거나 법안 통과 이후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하는 선택의 기로”라며 “인적분할 및 자사주 활용을 통해 기업가치가 재평가된 경쟁기업의 사례를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