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이 문재인 정부 들어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금호산업은 중장기적으로 토목부문 수주를 크게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문재인 정부가 호남지역의 대규모 공항공사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7일 “흑산공항 입찰에 금호산업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해 현재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주가 확정될 경우 2018년 초 흑산공항 건설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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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 |
금호산업은 현재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 이수건설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렸다. 사업비 규모는 1200억여 원 정도인데 수주가 확정되면 금호산업이 이 가운데 500억여 원의 일감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흑산공항 건설공사 입찰은 올해 초까지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1월 세 번이나 흑산공항 건설공사 입찰이 진행됐지만 금호산업 컨소시엄만 단독으로 뛰어들며 세 번이나 유찰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국토를 균형 있게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둔 데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지역 민심잡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흑산공항 건설공사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산업 컨소시엄이 이르면 올해 말 흑산공항 건설을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에 속도를 낼 의지를 보이는 점도 금호산업에 호재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은 전라도 광주시에 있는 831만㎡ 규모의 군공항을 전라남도의 다른 지역에 옮기고 1530만㎡로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2013년 4월 특별법이 제정되며 군공항 이전을 공식화했지만 그동안 광주시와 전라남도가 대립하면서 지지부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서 지방자치단체의 비용부담을 낮춰주고 중앙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광주시와 전라남도의 광주시 군공항이전사업단은 최근까지 군공항 후보지를 전남지역의 7~8곳 정도로 압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의 사업비는 5조7480억 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두며 인천국제공항과 양양국제공항 등을 건설하며 공항공사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흑산공항 수주전은 물론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에서도 금호산업의 수주 가능성이 유력하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이 대규모 공항공사의 수주를 바탕으로 국내 주택시장의 성장둔화에 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대규모 공항공사가 금호산업의 외형성장과 실적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호남지역에서 지지부진하던 공항공사 등 대규모 토목사업에 속도를 낼 경우 금호산업이 토목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 힘을 받게 된다.
금호산업은 토목사업의 수주비중을 기존 20% 정도에서 40% 정도로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뒀다.
금호산업은 2015년 말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서 졸업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공공입찰에서 주간사로 참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좋은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수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런 제약에서 벗어나 토목사업을 기반으로 성장발판을 닦게 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