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온다. 에이블씨엔씨 경영도 사모펀드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8일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에 서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고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되는 안건이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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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 |
기타비상무이사는 일상적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당초 서 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남아 경영을 이끌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사실상 경영에서 거의 손을 떼게 되는 셈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앞으로 사모펀드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지분의 87%를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넘겼다.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는 2002년 처음 등장해 화장품시장의 판도를 바꿔놨다. 그러나 우후죽순 경쟁자들이 생겨난 데다 저가 이미지에 발목잡히고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정체기를 맞았다
2013년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에 업계 1위를 내준 데 이어 2014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니스프리에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시장은 에이블씨엔씨가 사모펀드 품에 안기는 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보다 최대주주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며 “에이블씨엔씨는 그동안 보수적인 해외사업 전략과 그에 따른 낮은 성장 잠재력으로 동종업종 평균보다 저평가 받았지만 최근 최대주주 교체로 앞으로 사업계획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당분간 국내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씨엔씨의 영업이익률은 5.6%에 그친다.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25.6%, 10.3%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이블씨엔씨는 매장 임대료 등 높은 고정비가 수익성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며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당분간 유통구조 개선과 매장 재배치 등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 73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화장품시장의 추세에 맞춰 브랜드숍 대신 편집숍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소비자들은 단일 브랜드만 구매가 가능한 브랜드숍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볼 수 있는 편집숍이나 헬스앤뷰티숍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국내 헬스앤뷰티숍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3천억 원대였던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2천억 원대로 커졌다.
에이블씨엔씨는 현재 편집숍 ‘뷰티넷’을 단 2개 운영하고 있다.
국내사업이 안정되면 해외사업도 더욱 공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블씨엔씨는 현재 33개국에 33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전체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매출 4346억 원, 영업이익 243억 원을 거뒀다. 2015년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7.3% 늘었다.
미샤가 한창 인기를 누리던 2012년 영업이익에 비해서는 여전히 반토막에 불과하지만 재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준 실적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