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가 3분기 얼마나 저조한 실적을 낼 지에 모두 주목한다. 이미 두 분기 연속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심은 바닥의 깊이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낼 경우 연말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3분기 실적, 스마트폰에 발목 잡히나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투자자 보호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 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해 왔다. 지난해까지는 해당분기가 끝난 뒤 그 다음달 첫째주 금요일에 주로 발표했지만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올해 1분기부터 둘째주 화요일로 발표일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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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국내외 증권사들이 내놓은 기업 리포트를 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최악의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리면서 이제 5조 원대를 예상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IBK투자증권 역시 이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4조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지난달 제시했던 5조2천억 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조원 이상 내린 것이다.
3조 원대를 예상하는 증권사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달 24일 동양증권과 LIG투자증권이 각각 3조9500억 원과 3조9300억 원을 예상하자 대신증권과 신영증권, KTB투자증권도 나란히 4조원 아래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4조9853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50.95%나 줄었다.
증권사마다 추정치는 다르지만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을 공통적으로 전망치 하향조정의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의 판매부진으로 재고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범위 밖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들어 안드로이드폰 제품간 품질차이가 급격히 좁혀지면서 기존의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갤럭시 재고는 약 4천만 대로 추정된다”며 “이 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비용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내부서 위기감 고조돼
삼성전자가 3분기 4조 원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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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 |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후 무선사업부는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임원들은 자진해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의 25%를 반납했고 출장비와 숙박비도 20%씩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인력 재배치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7월 서울 서초사옥에서 근무하던 경영지원실 직원 150명을 수원과 기흥사업장에 배치한데 이어 지난달에 무선사업부 소속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500명을 소프트웨어센터 등 다른 사업부로 이동시켰다.
이에 따라 이런 인력 이동이 구조조정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미 차부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퇴직을 종용하고 있으며 연말쯤에 희망퇴직이 진행될지 모른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가 지난 7월부터 맥킨지 등으로부터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구조조정 우려를 키우고 있다.
삼성전기 역시 실적이 부진해 곧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등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인위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종전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