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생수업을 주력사업으로 삼는다.
남양유업은 유제품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골몰해 왔는데, 생수시장의 성장세를 보고 뛰어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는 최근 열린 상반기 결산 임원회의에서 생수사업을 2015년도 핵심사업으로 삼고 2016년 생수시장 점유율 10% 목표를 제시했다고 남양유업이 2일 밝혔다.
◆ “2016년 생수시장 10% 차지하겠다”
남양유업은 현재 ‘천연수’라는 생수제품을 팔고 있다. 지난해 1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국내 생수시장의 1.8%를 점유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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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이사 |
이 대표는 이 매출을 2016년 500억 원까지 끌어올리려고 한다.
남양유업은 현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천연수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생수시장과 탄산수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원구 대표는 “깨끗한 물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크게 늘어난 만큼 남양유업의 품질고집 정신으로 깨끗하고 건강한 물을 만들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생수시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제주삼다수가 43%의 점유율로 10년 넘게 1위를 수성하고 있다.
편의점 등 체인스토어에서 자체 제조해 판매하는 PB(자체브랜드)생수는 16.4%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는 롯데 ‘아이시스’(9.5%), 4위는 해태 ‘강원평창수’(5.2%), 5위는 농심 백산수(4%)다.
이밖에도 LG생활건강의 ‘다이아몬드 샘물’ 등 수많은 브랜드들이 생수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런 시장상황에서 남양유업이 과연 점유율을 10%까지 늘릴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회의적 시선을 보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생수시장의 성장세로 봐서 2016년 남양유업이 점유율 10%를 달성하려면 매출이 700억 원대는 되어야 할 것”이라며 “특별히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지 않는 한 농심과 롯데 등 쟁쟁한 유통공룡들이 버티는 시장에서 단기간에 매출을 그만큼 늘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남양유업이 생수를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까닭
남양유업의 천연수는 올해 상반기 리뉴얼했는데 매출이 전년 대비 30% 늘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특별한 광고나 판촉 노력이 없었는데도 판매가 늘어나 생수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을 쏟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생수시장은 식품업계에서 성장성이 가장 좋은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샘물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은 판매가 허용된 1995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1995년 726억 원, 2000년 1471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5400억 원으로 커졌다. 올해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물은 공짜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사먹는 물이 몸에 좋다는 분위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양유업은 주력사업인 유제품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신생아와 어린이, 청소년 수가 갈수록 줄고 있는 탓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상반기 18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까지 합치면 무려 400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