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증권사가 지난 3년 동안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을 단 한 번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게 받은 ‘국내 10대 증권회사 및 주요 외국계 증권회사의 애널리스트 리포트 발표 현황’을 보면 자본기준으로 국내 5대 증권사인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이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내놓은 리포트 2만7003건 가운데 매도의견은 한 건도 없었다.
리포트 가운데 중립의견을 낸 것도 전체의 11%인 2842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2만4161건은 모두 주식을 사라는 매수의견이었다.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까지 포함한 국내 10대 증권사로 범위를 넓힐 경우 같은 기간에 제시된 매도의견 리포트는 대신증권이 발표한 3건뿐이었다. 전체 4만8762건 가운데 중립의견은 8.57%를 차지하는 4181건이었으며 매수의견이 4만4578건이었다.
주요 외국계 증권사 14개는 모두 매도의견 리포트를 내놓았다. 이들이 지난 3년 동안 발간한 리포트 2만1222건 가운데 매도의견 리포트는 1867건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중립의견은 6273건(29.56%)이었으며 매수의견은 1만3082건(61.64%)였다.
김 의원은 “국내 증권사가 발표하는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매수나 중립의견만 나오는 잘못된 관행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기업이나 기관투자들이 매도의견을 낸 증권사에 압력을 가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가 특정 회사의 주식을 매도하라는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발표할 경우 그 회사의 회사채 인수업무를 맡을 수 없고 해당 종목을 보유한 펀드매니저나 기관투자자들이 그 증권사와 거래가 끊기는 등 압박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번 문제에 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와 자율규제기관인 금융투자협회가 문제를 수수방관하며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탓도 있다”며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중요한 투자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공정한 경쟁과 거래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