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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왼쪽)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 현대제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현대제철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현대제철은 다음달 14일 현대제철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회장이 물러나고 후임 등기이사로 강학서 부사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 등기 이사진은 정의선 부회장, 박승하 부회장, 우유철 사장, 강학서 부사장 등 4명으로 변경된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현대제철 등기이사 사임에 대해 “지난해 3고로 완공으로 대형 시설투자가 끝났고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도 마무리한 만큼 임기가 끝나는 올해 사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정 회장이 자동차쪽보다 현대제철을 더 챙긴다는 얘기가 있다”고 할 만큼 정 회장이 남다른 애착을 보인 계열사다. 따라서 정 회장이 현대제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는 이유가 등기이사로 남아있는 정 부회장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2009년 기아차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도 정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남겨놓아 정 부회장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전례가 있다. 이번 정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임도 정 부회장의 현대제철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 회장은 이제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엔지비, 현대건설 등 4개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반면 정 부회장은 현대제철,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엔지비 등 6개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수적인 면에서는 이미 아버지 정 회장을 앞선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산 1,200만 톤 규모의 3고로를 완공하면서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이어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을 흡수해 열연강판에 이어 냉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갖추게 됐다. 현대제철이 쇳물에서부터 철강제품까지 연결하는 종합 일관제철소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은 고품질의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차 부문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 강판 생산량이 현대기아차 자동차 강판 수요의 77%를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