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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식 팬오션 대표(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지난 달 25일 한국해양대에서 장학증서수여식을 열고 있다. |
팬오션의 매각이 시작됐다. 해운업계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팬오션이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팬오션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1일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 및 회사채 발행 등 외부자본 유치방식으로 매각공고를 냈다. 입찰은 공개경쟁방식으로 이뤄진다.
삼일회계법인은 11월4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는다. 심사를 통과한 인수후보는 11월10일부터 28일까지 3주간의 예비실사를 거친다. 본입찰은 12월11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진행된다.
팬오션은 지난해 6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 11월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다. 법원은 올해 초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팬오션 매각을 추진해 왔다.
팬오션 매각가는 약 6천~7천억 원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현대글로비스와 포스코, 하림그룹이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다.
법원은 원래 올해 초 팬오션 매각계획을 세웠으나 세월호 사태 이후 해운업계 업황이 나빠지자 매각을 미뤘다.
팬오션은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팬오션은 지난 1분기에 3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내 흑자로 전환했다. 상반기에 매출 8018억 원과 영업이익 1153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지난 6월말 기준으로 696%까지 낮아졌고 올해 말이면 300% 수준까지 떨어진다. 매각에 성공하면 부채비율이 200% 대로 떨어져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팬오션 매각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수의향을 가진 기업들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5월 인수 추진설을 부인했으나 여전히 인수 후보군에 올라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3자 물류사업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어서 팬오션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지목된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자동차를 운송하면서 성장한 물류기업이다. 정부의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려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춰야 한다. 현대글로비스가 팬오션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닭고기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하림그룹이 인수전에 나설지도 시장의 관심을 끈다. 하림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팬오션 인수전 참여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인수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특히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손에 넣을 경우 물류비를 줄일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하림그룹은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닭고기 사료를 수입해 왔다. 또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포스코, LS, CJ, 대림산업, 폴라리스쉬핑 등도 팬오션 인수후보군에 올라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팬오션은 다수의 우량 장기운송 계약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 수익확보가 가능하다”며 “지난해 말 인력 구조조정도 끝냈고 부채비율도 낮아진 만큼 매력적 매물”이라고 말했다.
팬오션은 국내 벌크선업계 1위, 해운업계 3위 업체다. 원래 STX그룹 주력 계열사였다가 STX그룹이 해체된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운업계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천억 대 대형매물인 팬오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