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영국에 원전을 수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영국 원전산업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한국전력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수주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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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영국의 송배전회사 내셔널그리드는 최근 영국 무어사이드의 송전선로공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도시바가 원전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파산으로 원전사업을 축소하면서 무어사이드 원전건설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 따른 것이다.
도시바는 현재 영국 무어사이드지역에 3기의 원전을 짓는 뉴젠컨소시엄의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전력은 그동안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혀왔다.
황 연구원은 “내셔널그리드는 웨스팅하우스의 파산신청으로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고 사업 위험성이 커지면서 송전선로공사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라며 “이는 최근 영국 원전산업의 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파악했다.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과정에서 유럽원자력공동체(EURATOM)의 지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영국 원전산업의 위험요인으로 분석됐다.
황 연구원은 “영국은 브렉시트 협상기간 2년 동안 유럽원자력공동체 회원자격이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영국 원전에 연료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전력이 영국에 원전을 수출하더라도 한국형 원전모델인 APR1400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은 무어사이드 원전에 웨스팅하우스의 원전모델인 AP1000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한국전력이 영국에 원전을 수출해 국내업체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APR1400으로 변경이 필요하다.
황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설계승인에 5년 이상 걸린 점을 고려하면 한국전력이 무어사이드프로젝트를 수주하더라도 APR1400을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전력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수주 가능성이 줄어들어 원전수출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전력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건설 수주를 따낸 뒤 해외 원전건설 수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