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MWC 2014에 처음으로 참석하고 개막식 기조연설까지 맡았다. 그동안 통신업체들에게 구박을 받아왔는데 이제 SNS플랫폼의 페이스북을 어엿한 동반자로 인정한 의미가 있다. 그만큼 모바일 시장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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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모바일 올림픽으로 불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 가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했다. 행사는 27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전 세계 1700여 통신사, 휴대폰 제조사, 장비 업체 등이 참가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MWC 2014 주제는 ‘다음을 창조하다(Creating What’s Next)’이다.
이 행사에 저커버그의 참석은 모바일 흐름의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저커버그는 최근 세계 제1 메신저인 왓츠앱을 인수해 이번 행사에서 그가 내놓을 모바일 전략에 관심이 집중됐다. 저커버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왓츠앱은 약 5억명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이 중 70%의 사람들이 매일 이용한다”며 “비록 현재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지만 그 가치는 인수가격(약 20조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왓츠앱 인수 이유를 "스마트폰에서 현존하는 앱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라며 페이스북의 비전인 ‘세계를 연결하기’와 잘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인터넷 접근 격차가 벌어진 데 대해 우려하며 ‘인터넷 오알지(Internet.org)’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8월 설립한 인터넷 오알지는 인터넷 이용이 제한된 전 세계 인구 3분의 2(50억명)에게 보다 저렴한 인터넷 접속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협력체다. .
그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는 전 세계 이동통신업체에게 공공의 적이나 마찬가지였다. 통신업체가 수십억원을 들여 만들어놓은 통신망을 이용해 SNS업체가 공짜로 이익을 챙긴다는 날선 비판을 받았다.
2년전 'MWC 2012' 분위기도 그랬다. 프랑코 베르나베 텔레콤 이탈리아 회장은 “산업의 이해가 없는 그들만의 혁신으로 전체 통신서비스를 망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또 코버트 슈미트 도이치텔레콤 부사장은 “당신들(무료 메신저 바이버를 지칭)은 무단 침입자다”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통신업체 자체적으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시도도 해왔다. 2011년 구글플레이스토어에 반격하기 위해 글로벌통신사앱스토어(WAC)을 만들었으나 소비자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2012년말 국내 통신사가 힘을 합쳐 ‘조인’이라는 메신저 플랫폼도 실적이 저조했다. 결국 통신사들은 SNS업체를 적이 아닌 파트너로서 인정하고 손을 내밀게 된 것이다.
이번 MWC2014에는 저커버그를 비롯해 잰 쿰 왓츠앱 CEO, 국내기업으로는 이석우 카카오톡 CEO, 서진우 SK플래닛 CEO까지 기조연설자 리스트에 포함됐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빠른 통신망 그리고 최신 하드웨어 모두를 중시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SNS업체와 이동통신업체가 공생해야 하는 구조임을 인정한 것이다. 업계는 이런 변화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들이 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WC 2014에서는 ‘포스트 커넥티비티(Post Connectivity, 연결 그 후)’가 화두다. 포스트 커넥티비티는 휴대전화부터 시작해 가전, 자동차, 카메라 등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의미한다. 사물인터넷이 부상하는 시대에 돈이 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각) 저녁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5'를 공개한다. 개막 하루 전날인 23일에는 스마트 손목시계 갤럭시 기어의 후속작 '삼성 기어2'와 '삼성 기어2 네오'를 공개한 바 있다. LG전자는 ‘내일을 노크하세요(Knock and Discover Tomorrow)’라는 주제로 G프로2와 G플렉스, G2미니와 L시리즈 등 8종 130여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화웨이와 레노버, ZTE 등 중국 업체들도 각각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