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가 프리미엄 과자시장에 두번째로 도전한다.
롯데제과는 5년 전에도 한번 진출했다가 실패한 일이 있는데 이번에 3년 동안 개발에 힘썼다. 프리미엄 과자시장에서 오리온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데 롯데제과가 과연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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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이사 |
롯데제과는 30일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 ‘팜온더로드(Farm on the road)’를 론칭하고 쿠키 2종과 젤리 2종을 선보였다. 롯데제과는 “맛 식감 원료 등 모든 면에서 고급 수제과자 수준의 품질을 만든다는 목표로 3년여 노력 끝에 팜온더로드를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팜온더로드의 쿠키는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아몬드 분말과 계란 흰자를 사용해 만든 것이 특징이다. 밀가루 없이 머랭(설탕을 넣고 휘저어서 거품을 낸 달걀흰자)만으로 구운 과자는 국내 제과업계 중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롯데제과는 설명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팜온더로드는 개발하는 데 3년이 걸린 만큼 기대감이 크다”며 “그동안 40여 차례의 소비자조사를 거쳐 소비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맛, 포장, 가격, 제품명 등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300억 원의 연간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오리온이 2008년 출시한 프리미엄 과자브랜드 ‘닥터유’의 출시 첫해 매출 400억 원과 비슷한 규모다.
현재 국내 프리미엄 과자시장은 오리온이 장악하고 있다.
2008년 우리나라는 웰빙열풍에 휩싸여 있었고 과자는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천덕꾸러기로 여겨졌다. 오리온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맞춤 영양설계로 몸에 좋은 과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과자”라는 콘셉트로 ‘닥터유’와 ‘마켓오’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과자시장을 열었다.
‘닥터유’는 출시하자마자 인기를 끌어 출시 첫해에만 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듬해도 6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닥터유’의 이례적 성공은 유럽의 경영전문대학원 INSEAD에 소개되기도 했다.
탁터유가 성공하자 롯데제과는 2009년 ‘마더스핑거’, 해태제과는 ‘슈퍼푸드 클럽’ 브랜드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과자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반짝 인기에 그쳤다. 이들 브랜드는 결국 3년 만에 마트와 편의점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롯데제과는 팜온더로드를 내놓으며 프리미엄과자 시장에 두 번째 도전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이번에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마더스핑거는 고급 ‘어린이 간식’이었지만 이번에 고객층을 전 연령으로 확장하기 위해 수제과자를 표방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팜온더로드의 쿠키 ‘아몬드머랭’은 판매가격이 5천원(84g)으로 10g당 500원이다. 이와 비슷한 쿠키류 제품인 오리온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는 10g당 300원이다.
오리온 닥터유와 마켓오의 경우 매년 가격인상이 반복되자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가격인상을 주도한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국내 한 편의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마켓오의 2012년 매출은 전년대비 29% 감소했고, 2013년에도 전년보다 2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과회사들이 제품가격을 지나치게 올려 이에 대한 반감으로 최근 프리미엄 과자 판매가 썩 좋지 않은 편”이라며 “제과 1위 기업인 롯데제과의 프리미엄 과자가 얼마나 자리를 잡을지 시장 반응을 좀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조9764억 원의 매출을 올려 2012년보다 6%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이 꾸준히 하락했다. 2011년 173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013년 영업이익은 915억 원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