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넘어온 임원들의 인사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삼성생명을 비롯한 금융계열사로 이동한 임원들의 구체적인 보직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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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금융일류화추진팀은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기 전에 삼성 금융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온 조직이다.
김 사장은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 임원들을 중심으로 삼성생명에 삼성 금융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을 만들 것으로 점쳐졌다.
현재 이들을 중심으로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업무를 조율하는 실무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인사방향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2달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권한과 책임이 불분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처음으로 실시하는 계열사별 자율 임원인사인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임원 인사는 그동안 공식적으로 각 계열사에게 권한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래전략실에서 주도적으로 맡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오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해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어수선한 그룹 상황도 빠른 의사결정을 막고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기존 금융계열사 임원들과 금융일류화추진팀 임원들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일류화추진팀이 그동안 삼성 금융계열사를 상대로 소위 옥상옥의 역할을 해왔던 만큼 새롭게 꾸려질 체제에서 주도권을 놓고 서로 견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일류화추진팀은 삼성 금융계열사의 핵심 임원으로 가는 통로로도 여겨졌던 만큼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많아 기존 임원들과 앞으로 사업방향과 권력구도를 놓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공식적으로 당분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생명도 빠르게 조직을 추스리고 주도적으로 자율경영을 펼치기 위해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이른 시일 안에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래전략실 해체에 이어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논의가 멈추면서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헤드’ 조직이 당분간 존재하지 않게 된 만큼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협업체제 및 사업현안을 해결할 컨트롤타워 조직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5월 안에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 임원을 포함한 승진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 선고가 특검법이 정한 기한인 5월 말을 넘길 가능성이 높은 데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더 늦출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임원인사는 기존에 알려졌던 것처럼 박근혜 게이트와 미래전략실 해체 등의 이유로 아직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직 임원인사 방향이나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