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1분기에 부진했지만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최근 수익성 악화에도 면세점 외형은 크게 성장해 잠재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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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호텔신라는 1분기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 뒷걸음질한 데다 사드보복 영향의 본격화 등으로 2분기 역시 전망이 어둡다.
그러나 반전이 기대된다.
호텔신라는 이번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DF1구역의 면세점사업권 취득을 통해 인천공항 화장품, 향수 매장면적의 70.8%를 차지하게 됐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눈에 띄는 외형성장으로 단기적 실적이 무의미해졌다”며 “제2여객터미널의 입지적 이점을 감안하면 매출점유율은 단순 면적을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도 보폭을 크게 넓혔다.
호텔신라는 4월 홍콩 첵랍콕 공항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아시아 3대 허브공항인 인천과 홍콩, 싱가포르의 면세사업권을 모두 확보한 유일한 사업자로 등극하면서 구매력을 강화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은 1분기에 매출 1376억 원을 내며 2014년 영업권을 따낸 이후 최대규모의 분기실적을 냈다. 적자 역시 전분기보다 43% 줄였다.
첵랍콕공항 면세점은 올해 말 사업장 문을 열어 2014년 9월까지 운영한다. 1년 연장이 가능하며 연평균 매출액은 4천억 원에서 5천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가 지분 20%를 보유하고 합작해 설립한 ‘다카시마야 면세점 Shilla&ANA’도 4월 말 일본 도쿄 신주쿠에 문을 열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해외에서 5천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등 국내 면세사업자 가운데 가장 해외매출이 많다. 2018년엔 해외에서 매출 1조 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올해 도쿄와 홍콩면세점 개장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국내 경쟁심화 부담과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국내 면세점업계는 신규면세점 증가에 따른 경쟁심화로 수익성 확보와 성장에 어려움이 더해졌다”며 “새로운 시장과 사업의 발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창이공항이 아직 적자를 벗지 못한 데다 기존 사업장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사업확대가 적자폭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쳅락콕공항 면세점의 경우 홍콩 자체가 면세구역이라 굳이 면세점을 이용할 이유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