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LPG(액화석유가스)차량 규제완화 정책에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주요 대선후보들이 LPG차량 판매에 호의적인 공약들을 내놓으면서 다음 정부에서 SK가스가 수송용LPG 판매를 늘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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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훈 SK가스 대표이사. |
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LPG연료 사용제한제도 개선 태스크포스’를 꾸려 6월까지 LPG차량 관련 법규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 태스크포스는 현재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경차와 7인승 다목적차량(RV), 택시용도로만 구입할 수 있었던 LPG차량의 구매자격제한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경우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택시운전기사뿐 아니라 일반인도 일반 디젤차량처럼 LPG차량을 구입할 길이 열리게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LPG차량은 미세먼지를 거의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디젤차의 30분의 1에 그친다. LPG차량이 디젤차를 대체하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고 정부는 바라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유력 대선주자들은 미세먼지 감축대책으로 LPG차량에 주목하고 있다.
다음 정부가 들어서도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LPG차량 규제완화 정책이 흔들림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문 후보는 개인용 경유차를 퇴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경유차가 빠지면 경유차를 대체하기 위해 LPG차량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안 후보는 LPG차량 규제를 없애 일반인도 LPG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LPG차량 판매가 대폭 늘어나면 수송용LPG 판매를 본업으로 삼고 있는 SK가스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SK가스는 국내 LPG시장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점유율이 44.3%에 이르는 1위 LPG공급자다.
SK가스는 지난해 석유화학용LPG 판매를 늘리면서 간신히 영업이익을 개선했는데 그 이전까지는 수송용LPG판매 부진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LPG차량 등록대수는 2010년 245만9155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216만7094대까지 매해 줄어들었다. SK가스의 영업이익도 2011년 1634억 원으로 최고점에 오른 뒤 2015년 992억 원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LPG차량 판매규제가 완화돼 일반인도 LPG차를 살 수 있게 되면 SK가스가 다시 수송용LPG 판매를 확대할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LPG차량 판매가 정부의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PG차량의 연비가 디젤차보다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의 2017년형 SM6를 기준으로 LPG를 연료로 쓰는 2.0LPe 모델의 연비는 9.0~9.3 km/ℓ 정도다. 반면 가솔린을 연료로 쓰는 2.0 GDe의 연비는 12.0~12.3 km/ℓ, 디젤을 연료로 쓰는 1.5 dCi의 연비는 16.4~17.0 km/ℓ다.
최대토크도 LPG모델은 19.7kg.m, 가솔린모델은 20.6kg.m, 디젤모델은 25.5kg.m다.
LPG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LPG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디젤차보다 30% 정도 많다. 이에 따라 자칫 미세먼지를 줄이려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확대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