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자본확충과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매력적인 매물로 거듭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KDB생명은 최근 수익성이 좋지 않고 재무건전성 역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매각 작업이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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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수 KDB생명 대표.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네번째 매각을 추진하기 앞서 SIG파트너에 경영컨설팅을 의뢰해 회사를 정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을 인수할 때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마련했는데 이 펀드의 만기가 내년 2월에 도래하는 만큼 올해 안에 KDB생명을 매각해야 한다.
SIG파트너의 경영컨설팅이 KDB생명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자본확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KDB생명은 하반기에 2천억 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전액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는 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면서 부채비율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자본을 키워 재무건전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KDB생명은 7년 만에 희망퇴직을 검토하는 한편 지점들을 통·폐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비용을 절감하고 조직의 군살을 거둬내 직원 1인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KDB생명의 자구책에도 네번째 매각작업 역시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DB생명은 최근 수익성이 좋지 않을 뿐더러 재무건전성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순손실 102억 원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2015년보다 137% 감소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 역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5.68%로 떨어지면서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은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는 유상증자를 통해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170%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이 원하는 매각가격이 업계 평가에 비해 비싼 점도 부담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KDB생명을 인수하는 데 6500억 원을 들였고 이후 유상증자로 2천억 원을 더 투입했다. 하반기 계획하고 있는 유상증자 금액까지 고려하면 모두 1조 원이 넘는 투자를 한 셈이다.
산업은행이 '본전'을 찾으려고 한다면 매각은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은행은 2014년부터 세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후보와 가격차이를 좁히지 못해 실패했다.
생명보험사를 매입하겠다는 인수자가 많지도 않다.
생명보험사들이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인수한 뒤에도 들어갈 비용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인수합병시장이 경직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2016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회사들의 부채는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23조 원~33조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PCA생명은 변액보험 강자로 꼽히는 만큼 미래에셋대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각이 성공했고 알리안츠생명은 값이 워낙 싸서 팔렸다”면서 “KDB생명은 올해 안에 매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매력도를 높일 만한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