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지배구조개편 프리미엄의 증발로 오롯이 실적을 통해 기업가치를 증명해내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매출비중이 높은 건설부문과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확대가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이 28일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이후 추가적인 지배구조개편에 따른 수혜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프리미엄을 받아왔으나 당분간 이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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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
삼성전자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계획을 검토해왔으나 27일 철회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 지주사와 합병 가능성, 비금융 지주회사 전환 등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계획 철회와 함께 40조 원 상당의 기존 보유 자사주 전량을 2회에 걸쳐 소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자사주가 인적분할 과정에서 지주회사의 의결권으로 전환되는 점을 감안하면 자사주 활용 금지하는 상법개정안 등의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향후에도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바라봤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도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 기업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법제가 개편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삼성그룹이 지주사 전환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파악했다.
다만 삼성그룹이 향후 지배구조개편의 규제와 관련한 변화가 있을 경우 규제에 위배되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지배구조개편 작업을 할 가능성도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내년 이후 삼성SDS 인적분할 이후 물류사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은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슈와 지배구조개편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모습도 보였으나 이제는 실적을 통해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4.3%, 삼성생명 19.3%, 삼성SDS 17.1%, 삼성엔지니어링 7.0% 등 핵심 상장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했다. 또 자회사 삼성바이오직스 지분도 43.4%를 소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배구조 개편 프리미엄이 사라진 데 따라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기존 24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대폭 낮췄다. 반면 동부증권은 삼성물산이 올해 건설 및 상사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정상화한 점을 들어 목표주가를 기존과 같이 13만6천 원으로 유지했다.
조윤호 연구원은 “향후 삼성물산의 가치는 지분가치보다 영업가치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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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
삼성물산은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6조7023억 원, 영업이익 1370억 원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3% 늘었고 흑자로 전환했다.
건설부문에서 매출 2조7110억 원, 영업이익 1370억 원을 거둬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에 패션부문만 영업손실 10억 원을 봤고 상사부문, 리조트부문도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향후 실적을 안심하기에 이르다. 매출비중이 높은 건설부문에서 1분기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보다 5.3% 줄었다. 1분기 건설부문의 실적개선도 삼성전자 평택반도체공장 등 계열사 건설물량 덕을 크게 봤다.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분기 매출이 20%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이 분기기준으로 처음 흑자를 낸 점은 삼성물산에 고무적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시각에서 삼성물산 기업가치의 핵심은 바이오부문”이라며 “바이오부문은 2018년부터 순익을 기록하며 전체 연결순이익의 12%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며 2019년 20%, 2020년 31%로 그 비중이 급상승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