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독립적인 감시 견제기구로 외부출신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립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거버넌스위원회가 도입되는 것은 삼성물산에 이어 두번재인데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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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
삼성전자가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거버넌스위원회 설립 안건을 의결했다.
이명진 삼성전자IR 담당 전무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거버넌스위원회는 다섯명의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거버넌스위원회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제공하고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고 소통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위훤회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위원회도 역할도 함께 맡는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는 삼성물산에 이어 두번째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사회가 의사결정기구로서 역할이 커지고 이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으로서 거버넌스위원회의 기능이 중요해졌다.
삼성전자는 거버넌스위원회를 글로벌기업 출신의 최고경영자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외이사로 영입될 글로벌기업 출신 CEO 면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거버넌스위원회가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같은 지배구조 개편 문제, 인수합병(M&A) 같은 사업적 의사결정도 검토하고 심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거버넌스위원회가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도 나온다. 삼성전자에 앞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했던 삼성물산의 경우도 이 점에서 아직 신뢰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난해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사외이사의 독립성 여부는 ‘그 사람이 누구냐’가 아니라 ‘누가 추천했느냐’에 의해 좌우된다”며 “외부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받아들이겠다는 게 아니라면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독립성 없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도 마찬지”라며 “지난해 합병 이후 삼성물산에 거버넌스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최순실의 미르와 K스포츠 출연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