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국내시장의 성장둔화도 만만치 않은 고민거리다.
앞으로 해외사업의 성공이 성장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해 사드리스크와 내수채널 부진으로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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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중국의 여행금지령이 3월 중순 내려진 만큼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에 본격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수익후퇴에 이어 2분기도 전망이 어두운 셈이다.
하지만 중국보다 더 문제는 내수채널의 전반적인 부진이다.
김영옥 KTB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브랜드숍과 백화점, 할인마트 등 내수채널에서 수익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국내 화장품시장은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성향이 강해지면서 온라인채널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백화점과 방문판매 등 중고가채널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백화점과 방문판매를 통한 매출이 1~3%가량 감소했다.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마진이 높은 기초화장품보다 원가율이 높은 색조화장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브랜드숍도 경쟁심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자회사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6%, 11%씩 뒷걸음질했다. 영업이익율도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4%포인트 이상씩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앞으로 해외사업이 성장 모멘텀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해외매출 비중은 28% 정도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니스프리는 아모레퍼시픽그룹 브랜드숍의 전반적인 위기 감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실적”이라며 “앞으로 해외사업이 성장회복에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이니스프리의 인도네시아 진출 등 중국 외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라네즈를 대형 유통마겟에서 철수한 뒤 하반기 글로벌 화장품편집숍 세포라에 론칭한다. 뉴욕에 이니스프리 프리스탠딩 스토어도 열기로 했다. 유럽은 롤리타렘피카 브랜드라이선스가 종료돼 아닉구딸 브랜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면서 올해 각각 100억 원 수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됐지만 증권가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도라고 본다.
최서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해외투자 확대는 국내시장의 성장둔화와 높은 중국 의존도의 돌파구”라며 “앞으로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