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 |
중국 푸싱그룹 궈광창 회장의 야심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궈 회장은 ‘중국의 워런버핏’으로 통한다. 그가 포르투갈 의료서비스그룹 인수합병에 뛰어들며 올해만 11번째 글로벌 인수합병에 나섰다.
궈 회장은 또 할리우드에도 손을 뻗쳤다. 중국기업으로 미국 영화시장에서 가장 많은 투자금액인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의료헬스 이어 헐리우드 영화 사업까지 진출
푸싱그룹이 포르투갈 의료서비스 업체 ESS 인수를 선언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인수 예정금액은 총 4억5100만 유로(약 6030억 원)다.
푸싱그룹은 올해 초 인수한 포스투갈 현지 보험사 피델리다데를 통해 ESS를 인수하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인수합병 참여에 대한 포르투갈 증권시장위원회의 허가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푸싱그룹이 이번에 인수대상으로 점찍은 ESS는 6월 말 기준 순자산가치가 1억7320억 유로에 이르는 의료서비스그룹이다. 푸싱그룹은 ESS를 인수해 의료헬스 서비스사업을 더욱 확대하려고 한다.
푸싱그룹은 계열사인 푸싱제약을 통해 중국에 최고급 수준의 병원을 설립하고 500개 이상의 개인병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우는 등 의료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푸싱그룹은 미국 영화산업에도 진출한다. 푸싱그룹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스튜디오에잇’에 2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보도했다.
스튜디오에잇은 제프 로비노프 전 워너브러덕스 픽처스 회장이 설립한 제작사다. 푸싱그룹의 투자규모는 중국기업이 지금까지 미국 영화시장에 투자한 액수 가운데 최대다.
스튜디오에잇은 푸싱그룹의 투자를 받아 앞으로 연간 5편 가량의 거대예산 영화를 제작해 배급하기로 했다. 배급은 소니픽처스가 맡는다. 푸싱그룹은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에 투자해 영화제작 노하우 확보는 물론, 글로벌기업으로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난한 철학도에서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은 ‘중국의 워런버핏’으로 통한다. 궈 회장도 “푸싱그룹을 워런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처럼 키우고 싶다”고 말하곤 한다.
그는 총자산이 280억 위안(약 4조7500억 원)으로 중국 100대 부자 가운데 32위다. 이는 지난해 보다 9계단이나 뛰어 오른 것이다.
궈 회장이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것은 장기적 미래를 바라보는 가치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푸싱그룹은 2004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지 10년여 만에 직원 3만5000명, 매출 510억1600만 위안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부동산, 도소매, 의약, 철강에 이어 최근 음식업까지 사업영역을 끝없이 확장하는 중이다. 특히 2010년부터 해외기업을 사들이는 데 적극 나서 클럽메드 리조트, 그리스보석업체 폴리폴리, 미국 명품 세이트존 등을 손에 넣었다.
푸싱그룹은 인수를 추진중인 ESS를 포함하면 올해 한해만 인수한 기업이 11개에 이른다. 우리나라 기업 인수에도 관심을 보여 현재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LIG손해보험과 KDB생명 인수전에도 참여했다가 실패했다.
◆사업투자 핵심 키워드는 '중산층'
궈 회장은 20여 년 전만 해도 생활비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한 철학도였다. 그는 대학시절 기숙사 학생들을 상대로 빵을 팔아 한달에 20위안 정도밖에 안 되는 돈으로 살았다.
그는 상하이 남부 시골마을에서 자라 명문 푸단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는데 정부 보조금을 받아 대학을 간신히 마쳤다.
그가 사업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경영학이 아닌 철학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철학을 통해 서양문명을 접했고 폭넓은 사고방식을 키울 수 있었다. 투자에 대해 남다른 시야를 갖게 된 것이다.
궈 회장은 친구들과 단돈 3만8천 위안으로 사업을 시작해 1993년 간염 항체진단기를 팔아 1억 위안을 벌어들였다. 이를 종잣돈으로 삼아 2000년대 초반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국영기업 민영화에 뛰어들었고 성공을 이어갔다.
푸싱그룹이 헬스, 여행, 레저, 교육, 인터넷 등 전방위로 사업영토를 확장하는 듯 보이지만 핵심 키워드는 단 하나 ‘중산층’이다. 궈 회장은 사업투자전략으로 “중국 중산층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