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 전환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다음주 계열사들의 이사회를 열어 기업분할을 결정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르면 26일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이사회를 열고 기업분할 등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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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은 기업분할 방법 가운데 인적분할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인적분할은 기업을 분리할 때 신설법인의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같은 비율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롯데그룹은 4개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이 투자회사들을 합쳐 중간지주회사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롯데그룹은 대부분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 지배구조를 상당부분 간소화했지만 여전히 67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있다.
인적분할이 이뤄질 경우 신동빈 회장은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고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주식 맞교환를 통해 지배력도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업회사의 지분가치가 지주회사의 지분가치보다 높다는 것을 감안할 때 신 회장이 내놓는 사업회사 지분율보다 받게 되는 지주회사 지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쇼핑 지분 13.46%, 롯데제과 지분 9.1%, 롯데칠성음료 지분 5.7%, 롯데푸드 지분 2%를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호텔롯데를 상장해 호텔롯데와 앞서 만들어진 투자회사를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합병이 필수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호텔롯데 상장도 재추진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으나 박근혜 게이트에 이어 중국의 사드보복이라는 암초를 만나며 상장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호텔롯데 매출과 영업이익 대부분이 나오는 면세점사업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재련을 마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지적됐던 지배구조의 투명성 논란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다.
지배구조개편의 기대감에 롯데그룹 계열사의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롯데쇼핑 주가는 전날보다 4.48% 오른 24만5천 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제과(1.20%), 롯데칠성음료(4.35%), 롯데푸드(2.52%) 등도 동반 상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