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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2015년 5월19일 서울 남대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한국을 국빈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게 인도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것인가?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에서 인도법인장을 맡은 구영기 부사장이, 기아차에서 인도통으로 꼽히는 박한우 사장이 인도공략을 이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가 2020년에 미국,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큰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인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일제히 인도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신차를 대거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선두권 수성에 나섰고 기아차는 신규공장을 짓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인도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 현대차, 신차 투입으로 2위 지키기
구영기 부사장은 올해 2월 현대차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인도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1957년생으로 인하대 무역학과 졸업한 뒤 현대차에서 인도법인 판매담당, 아중아실장, 러시아법인장 등을 거쳤다.
구 부사장은 지난해 인도에서 현대차의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현대차의 인도판매는 50만537대로 전년보다 5.2% 늘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2위 자동차회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점유율 1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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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영기 현대차 인도법인장 겸 부사장. |
시장 1위인 마루티스즈키(48%)와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8% 미만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마힌드라, 타타, 혼다, 토요타키를로스카 등 중위권 완성차회사들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2개 공장을 가동하면서 연간 65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대차가 인도를 중동과 아프리카 공략의 거점이자 유럽의 전진 생산기지로 삼으면서 현대차 인도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102% 기록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현지 전략형 신차를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대규모 신규투자도 단행하기로 했다.
인도매체인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현대차가 2020년까지 인도에서 500억 루피(약 8600억 원)를 신규투자하는 한편 8종의 신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신규 투자금액이 적지 않은 만큼 현대차가 인도에서 세번째 공장을 지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현대차가 향후 인도에 출시할 신차에는 소형SUV, 경차 등 현지 주력차종과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포함됐다.
◆ 후발주자 기아차, 통큰 투자 단행할까
기아차는 올해 안에 인도공장을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현대차 인도법인장을 지낸 ‘인도통’으로 꼽히는 만큼 기아차의 인도진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후발주자로 인도에 진출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로 이미 진출한 완성차회사와 격차를 좁혀나갈 수도 있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최근 기아차가 1030억 루피(약 1조8천억 원)을 투자해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지역의 페누콘다 마을에서 2단계에 걸쳐 공장을 짓는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2019년까지 6천억 루피를 투자해 연산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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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우 기아차 사장. |
이 매체의 보도대로 투자가 진행된 경우 기아차는 최종적으로 인도에서 60만 대 이상의 현지생산 능력을 갖출 수 있다. 기아차가 현대차에 버금가는 현지생산 능력을 갖춰 현대차의 물량 일부를 대신 생산할 수도 있다.
기아차는 “인도에서 신규공장 설립과 관련해 투자 효율성 극대화, 투자에 따른 제반여건 등을 고려해 경쟁력 있는 공장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투자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경소형차급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데다 현대차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어 인도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아차가 인도에 진출하고 안착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성을 감안할 때 인도진출은 꼭 필요하지만 인도 자동차 수요가 경소형차급에 집중돼 있어 기아차가 현대차와 판매간섭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또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멕시코공장의 안정화가 늦어지고 있고 최근 중국공장까지 생산부진을 겪으면서 기아차가 대규모 인도투자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