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에 이어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 인수를 추진하며 유통과 외식사업에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를 비롯해 케이블TV 딜라이브와 ING생명 매각에 고전하고 있는데 유통과 외식사업의 경우 현금창출력이 좋은 데다 유통사업과 외식사업의 시너지효과로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
|
|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14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이랜드그룹에 외식사업 인수의사를 먼저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외식사업과 홈플러스의 시너지를 노리고 외식사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에 있는 홈플러스 점포는 모두 142개인데 각 점포마다 있는 식당가에 이랜드파크의 외식 브랜드가 입점할 경우 양쪽 다 집객효과와 매출증대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외식사업 브랜드는 애슐리, 자연별곡, 피자몰, 수사, 샹하오 등 모두 20여 개에 이른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무려 7조 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는 국내 인수합병시장 사상 최대 규모였다.
MBK파트너스뿐만 아니라 다른 사모펀드들도 유통과 식품사업에 속속 발을 들이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국내에서 진행된 인수합병에서 홈플러스와, 코웨이, 네파, 웅진식품, 버거킹코리아, 킴스클럽, 공차, 카페베네 등이 모두 사모펀드 품에 안겼다.
사모펀드가 적극적으로 유통과 외식사업 인수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 현금창출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현금흐름이 좋아 3~5년 뒤 엑시트(투자자금 회수) 출구전략을 짜기 수월하고 출점 등 공격적 투자가 가능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도 쉽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에서 사들였던 기업들을 되파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코웨이와 딜라이브 매각이 중단됐고 지난해 ING생명을 매각하려 했지만 협상에 어려움을 겪자 기업공개를 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네파 역시 실적부진으로 매각을 검토하기도 어렵다.
유통이나 외식사업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 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취급하는 상품 자체가 그리 비싸지 않아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성장정체와 실적부진 등으로 대형 인수합병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도 사모펀드의 매물독식에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이나 소비재산업의 경우 경영능력이나 방침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며 “실제 홈플러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글로벌 생활용품기업 P&G 출신의 김상현 대표를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다른 대형마트들이 벌이고 있는 최저가 경쟁에 참여해 외형을 키우는 대신 수익성을 끌어올려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았다. 지난해 4월 ‘가격비교 차액보상제’를 폐지했고 본사 이전으로 임대료 부담도 낮췄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이 산업을 장기적으로 보고 기업에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단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유통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