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상장지수펀드 규모가 9조 원를 넘으면서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해외 상장지수펀드 사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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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 |
상장지수펀드란 특정한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서 운용되는 펀드다.
예컨대 투자자가 원유를 잘 알아서 원유의 가격 변동을 예측할 수 있다면 원유 상장지수펀드를 사면 되고 금은방을 운영해 금값을 예측할 수 있다면 금 상장지수펀드를 사고 팔아 매매차익을 내면 되는 식이다.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1~2월 사이에 전 세계 상장지수펀드시장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1310억 달러에 이른다. 2016년 한해 동안 3900억 달러 규모가 상장지수펀드에 투자된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박 회장은 올해 해외 상장지수펀드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회장은 최근 그룹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상장지수펀드 운용규모를 15조 원에서 20조 원으로 확대하겠다며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박 회장은 최근 홍콩에 설립한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를 해외 상장지수펀드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캐나다·호주·홍콩·미국·콜롬비아 등 6개국에서 218개의 상장지수펀드를 공급하고 있는데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에서 이들을 통합해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는 해외법인의 지주회사 격인데 아직 지분구조가 다 정리되지 않았고 올해 안에 절차들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지금도 각 해외 영업망끼리 서로 교류하며 상품문의 등 업무를 공유하고 있는데 곧 홀딩스를 통해 체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해외 상장지수펀드가 핵심적인 투자처로 떠오를 것에 대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의 이름 있는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상징지수펀드사업을 넓혀나갔다.
박 회장은 2011년 캐나다 1위 상장지수펀드 운용사인 ‘호라이즌’을 인수했다. 캐나다에서 운용규모는 당시 3조6900억 원 수준에서 현재 5조8천억 원까지 늘어났다.
박 회장은 이어 호주 현지운용사인 베타셰어즈를 인수해 운용규모를 1765억 원에서 3조 원대까지 늘렸다. 미국시장에서 선전을 위해 최근 레콘캐피탈도 인수했다.
박 회장이 투자대상의 다변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점도 해외투자를 활발하게 하는 이유로 보인다.
박 회장은 상장지수펀드가 가격만 형성돼 있으면 연계해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점을 활용해 해외시장에서 더 다양한 투자대상을 발굴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