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새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을 앞두고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가 보통 영구채 금리보다 높아 수익성 높은 투자처 발굴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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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13일 신종자본증권의 대금납입 절차를 마치면 5천억 원이 들어온다.
한화생명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해 자본을 넉넉하게 확충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자금조달로 자본확충에 성공하게 되면서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지난해 말 기준 198.7%에서 212.6%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한화생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적당한 투자처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는 통상 3%대로 형성돼 있는 영구채 발행금리보다 다소 높다. 한화생명이 5년물 국고채금리에 270bp의 가산금리까지 얹어서 발행금리를 결정한다고 발표했을 때 시장은 한화생명이 자신감을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생명은 12일 발행금리를 확정짓는데 4.5~4.6%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에게 해마다 248억 원 가량의 이자비용을 지급해야 하는데 한화생명 입장에서는 이를 상회하는 운용수익이 나와야 한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투자운용수익률은 4%로 집계됐는데 이보다 더 큰 성과를 내야 하는 셈이다. 적당한 투자처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한화생명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화생명이 조달한 자금을 가지고 어디에 투자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만큼 이 시간이 길어진다면 거액의 조달금을 묵혀두는 셈이다.
자본은 늘어났는데 운용수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수익성이 별로 좋지 않은 곳에 투자를 해서 적은 운용수익을 거두게 된다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지게 된다. 자기자본이익률은 수익성 판단 지표로 순이익을 연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이익률은 9.49%이다. 분모인 자본이 늘어나면 같은 자기자본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분자인 순이익 역시 일정부분 이상 늘어나야 한다.
다른 변수가 아무 것도 없다고 가정했을 경우 한화생명이 지난해 말과 똑같은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을 내려면 5천억 원의 투자금으로 순이익을 506억 원가량 거둬야 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신종발행증권으로 조달한 5500억 원으로 어디에 투자할지 아직 결정된 것이 없고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면서 “발행금리와 매칭할 수 있는 적합한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데 해외 사회간접자본(SOC)나 해외 채권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