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회생을 위해 사채권자 설득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 사장이 약속한 대우조선해양의 흑자전환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정 사장은 10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최종구 수출입은행 회장과 함께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32곳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채무재조정안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계획 등을 설명한다.
|
|
|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과 기업 계속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채무조정의 결정을 미루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직접 설득에 나서는 셈이다.
대우선해양은 200명가량의 부·차장급 직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사채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내부콜센터 운영 등 지원업무를 맡은 인원을 제외한 태스크포스팀 130명은 전국에 흩어져있는 개인 사채권자 1998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정부와 채권단이 마련한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해달라는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해준다고 약속한 개인 사채권자들도 있지만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채권자들에게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해준다면 올해 반드시 흑자를 내 정상기업으로 만들겠다며 설득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채권자들은 이를 믿기 어렵다며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성립 사장은 6일 노조와 임금의 10% 추가반납에 합의하며 올해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임원진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는 3월 말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선주에 인도해야 할 물량이 꽉 차있는 상황이라 흑자를 자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사장이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지만 예전에 '양치기 소년'이 된 바람에 사채권자들이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지난해 3월 “수주산업의 특성상 올해 수주가 제로라고 해도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한다”고 자신했다. 당시 조선3사 가운데 보유한 수주잔량이 가장 많다는 점을 앞세우며 1분기부터 흑자를 낼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분기마다 적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모두 1조5308억 원에 이른다.
정 사장도 이를 의식한 듯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몇 차례 약속했던 흑자전환을 지키지 못해 ‘양치기 소년’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흑자기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주력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위주로 형성돼있고 부실 해양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에 흑자전환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국영석유기업인 소난골과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인도협상을 계속 진행해 잔금 1조 원을 받을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소난골은 현재 글로벌 석유기업인 셰브론과 드릴십의 용선협상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용선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상반기 안에 인도대금 1조 원 가운데 일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