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과 TV 등 주력제품에서 음향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음향전문업체 하만을 인수하며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한 시너지를 노리자 LG전자도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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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 부사장. |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미국 음향전문업체 돌비의 기술을 적용한 TV와 스피커 등 가전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한국과 미국 등에 내놓은 TV전용 외장스피커 ‘사운드바’ 시리즈는 돌비의 입체음향기술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해 음질을 개선하고 현장감을 높이는 효과를 준다.
올해 출시되는 올레드TV 신제품에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돌비의 기술이 기본탑재된다. 화면의 움직임이나 사물의 위치에 따라 소리가 나오는 방향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기능이다.
LG전자는 1월부터 돌비와 향후 출시되는 올레드TV에 음향기술을 꾸준히 공급받아 적용하는 협력을 맺었다. 돌비의 음향기술을 올레드TV의 차별화요소로 삼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스마트폰 G6에 오디오칩 전문기업 ESS의 하이파이 DAC칩을 탑재해 음질을 개선했다. 노트북 ‘그램’ 시리즈에는 올해부터 미국 DTS의 음향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가 주요 상품에서 음향기술을 높이기 위해 외부업체와 협력을 점점 강화하는 것이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만은 하만카돈과 AKG, JBL 등 글로벌시장에서 유명한 오디오제품 브랜드를 대거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 카오디오시장에서 41%의 점유율을 확보해 압도적인 인지도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음향기술을 향후 TV와 스마트폰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르면 내년부터 갤럭시S9 등 신제품에서 협업결과를 선보일 것이라는 계획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스마트폰에 이어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점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2500달러 이상 고가 TV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넘었다.
그동안 프리미엄TV 시장경쟁은 화질 중심으로 이어져왔다. 하지만 최근 상향평준화로 평균화질이 모두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높아지며 음향기술이 새로운 차별화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역시 중저가제품과 고가제품의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며 음향기술을 높이기 위한 제조사들의 노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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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비의 음향기술을 적용한 LG전자 올레드TV. |
음향기술력 확보는 향후 사물인터넷 플랫폼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피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중요하다.
현재 아마존과 구글 등이 내놓은 중저가 스피커가 초기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보급이 확대될 경우 TV 등에 연계되는 고품질 스피커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만과 협업해 자체 음성서비스 ‘코타나’를 지원하는 스피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하만과 갤럭시S8에서 최초로 선보인 음성서비스 ‘빅스비’를 지원하는 제품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LG전자 역시 돌비와 협업해 출시한 사운드바 신제품에 구글의 ‘구글어시스턴트’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아마존의 ‘알렉사’를 지원하는 스피커도 판매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량이 570만 대에 그쳤던 음성인식 스피커 판매량이 올해는 2450만 대로 늘 것으로 추정했다. 고급화 추세도 이어지며 매출규모는 2020년까지 연평균 42.3%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