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폭스뉴스의 프로그램인 ‘디 오라일리 팩터’에 광고를 중단했다.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인 빌 오라일리(Bill O’Reilly)가 성추문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
|
|
▲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인 빌 오라일리(Bill O'Reilly). |
5일 시카고트리뷴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등 19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폭스뉴스의 앵커인 빌 오라일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디 오라일리 팩터’에 광고를 중단했다.
오라일리가 최근 15년 동안 5차례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됐으며 폭스뉴스와 오라일리가 이를 무마하기 위해 피해를 본 여성들에게 모두 1300만 달러(145억3천만 원가량)를 지급한 것으로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디 오라일리 팩터’에 내기로 했던 스팟광고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팟광고는 라디오나 텔레비전 방송에서 프로그램 사이나 프로그램이 진행하는 가운데 나오는 짧은 광고를 말한다.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매체 버즈피드뉴스(BuzzFeed News)에 향후 진행하기로 계획했던 광고를 ‘재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오라일리를 향한 최근 충격적인 혐의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는 이 사태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평가해 앞으로 광고 결정을 계획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 오라일리 팩터’의 최대 광고주로 알려진 메르세데스-벤츠도 다른 프로그램으로 스팟광고를 옮겼다.
도나 볼랜드(Donna Boland) 메르세데스-벤츠 기업홍보담당 이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디 오라일리 팩터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며 “우리 사업의 모든 면에서 여성고객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현재 우리 제품을 광고할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시카고트리뷴는 전했다.
BMW도 최근 오라일리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광고를 중단할 의사를 밝힌 회사들은 미쓰비시자동차와 보험사 올스테이트, 제약사 사노피,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 등 최소 19곳에 이른다.
오라일리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다른 유명인사들과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관심을 피하고 싶으면 돈을 지불하라는 요구에 취약하다”며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나와 폭스뉴스에 위해를 가하려는 사람들의 목표가 된 점”이라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뉴스는 광고중단으로 상당한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오라일리는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1억 달러(1125억9천만 원)의 광고수입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 방영시간에는 20개가 넘는 기업들이 광고를 내고 있으며 그 수익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4억4600만 달러(5019억7천만 원가량)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