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외부출신 인사들로 이사진을 꾸려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사외이사진을 하나금융과 뚜렷한 관계가 없는 금융권 인사들과 학계, 관료출신들로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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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
기존에 하나금융투자 이사회는 하나금융지주와 관련 있는 사외이사들로 채워졌던 것과 비교된다.
올해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들을 살펴보면 신동규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김종호 전 KPMG삼정회계법인 부회장 등이다.
재선임된 남주하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을 포함해 모두 금융권에서 무게감있는 인사들로 평가된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사장 역시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출신으로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영입된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금융투자의 주요 경영진은 모두 외부출신으로 구성된 셈이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사외이사의 구성을 다양하게 꾸리고 있지만 대표이사부터 사외이사까지 모두 외부 출신으로 꾸려진 곳은 하나금융투자가 유일하다. 순혈주의 인사기조가 강한 금융권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강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외부인사 수혈을 통해 하나금융투자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에서 하나은행 다음으로 덩치가 큰 곳인 만큼 비은행부문 강화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그런데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순이익 866억 원을 거둬 2015년보다 33.3%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 사외이사들로 경영진이 채워지면서 하나금융투자의 영업전략 변화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신한금융투자에서 리서치센터를 경험했던 만큼 하나금융투자에서도 리서치센터 재건에 힘쓰고 있다. 리서치센터를 바탕으로 ‘자산관리(WM) 명가’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브로커리지(중개수수료)를 중심으로 한 영업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투자금융(IB)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올해 증권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순히 경영진을 새로 꾸리는 것만으로는 하나금융투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초대형투자금융(IB)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를 앞두고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 등 다른 중형 증권사들이 자본을 확충하며 3조 원대 사업자 요건을 충족한 것과 달리 하나금융투자는 별다른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8898억 원으로 3조 원대 종합투자금융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1조1천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사외이사들과의 의견조율도 이 사장이 맡아야할 과제다. 하나금융투자의 새 경영진은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인물로 채워진 만큼 이 사장이 구심점 역할을 맡지 못 한다면 경영진간의 의견충돌이 나타날 수 있다.
사외이사들에 지주 회장 출신 등 금융권에서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대거 오른 점을 감안하면 이 사장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사장이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하나금융투자뿐 아니라 이 사장 개인적으로도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평소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이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