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수합병에서 선구안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신 회장은 렌터카시장의 성장가능성에 베팅해 2015년 롯데렌탈을 1조 원 넘게 투입해 인수했는데 롯데렌탈은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롯데렌탈은 앞으로도 장기렌터카 등에 힘입어 성장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넘어 해외로, 롯데렌탈 승승장구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렌탈의 영업이익은 2015년보다 18.5% 증가한 11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규모의 영업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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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지난해 매출 역시 사상 최대치를 올렸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매출 1조5357억 원을 거둬 롯데그룹에 편입되기 전인 2014년과 비교해 43%나 증가했다.
롯데렌탈의 렌터카 브랜드인 롯데렌터카는 전국에 220여 개 영업망과 16만 대가 넘는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가장 큰 규모로 카셰어링부터 단기렌터카, 월간렌터카, 기사포함 렌터카, 신차중고차 장기렌터카, 오토리스, 내 차 팔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경쟁력 있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롯데렌터카의 렌터카시장 점유율은 25%가량에 이르러 2위를 다투는 SK네트웍스, AJ렌터카의 2배가 넘는다.
롯데렌터카는 최근 롯데그룹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해외법인을 세우며 해외시장 공략에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태국에서 운영차량 400대, 매출 12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옛 KT렌터카 시절이던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해 호치민과 하노이, 다낭에 지점을 개설했다. 주요 사업분야는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출퇴근 버스 운행이다.
◆ 신동빈, 선구안 통했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 초 진행진 롯데렌탈 인수전에 1조 원이 넘는 거액을 베팅하며 인수합병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신 회장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엇갈렸다.
롯데그룹이 롯데렌탈을 인수해 유통업 중심에서 벗어나 사업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았지만 롯데렌탈을 품에 안기 위해 치른 대가가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계열사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렌터카사업의 성장성을 놓고도 의문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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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현명 롯데렌탈 대표. |
그러나 신 회장은 여러 계열사와 롯데렌탈의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롯데렌탈은 장기렌터카를 롯데홈쇼핑에서 판매하고 롯데카드와 연계된 상품도 내놓고 있다. 롯데렌탈은 롯데JTB와 손잡고 렌터카와 숙박예약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국내여행 패키지상품도 선보였다.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장기렌터카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올해 1조7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SK네트웍스의 매서운 성장은 부담
다만 최근 AJ렌터카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오른 SK네트웍스의 추격은 롯데렌탈에게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렌탈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SK렌터카의 운영차량이 2월 기준으로 7만5천 대를 돌파해 AJ렌터카를 1천 대 차이로 앞섰다. 지난해 2월 운영차량 5만 대를 돌파하며 3위로 올라선지 1년 만이다.
SK렌터카는 2009년 3800대 규모로 서비스를 시작해 연평균 성장률이 50%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네트웍스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AJ렌터카를 인수할 경우 시장판도는 다시한번 요동칠 수 있다. 두 회사의 운영차량을 합치면 14만9천 대로 롯데렌터카를 턱밑에 이르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