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SK플래닛 등 유통기업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쇼핑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비자의 욕구가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기까지 번거로운 과정을 줄여 구매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3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2017 유통백서’에서 글로벌 소매시장의 트렌드로 ‘컨텍스트 쇼핑’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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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재영 신세계 대표. |
컨텍스트 쇼핑이란 소비자에게 구매욕구가 생겼을 때 인공지능 등 자동화 기술을 이용해 이를 구매로 바로 전환하는 판매기법이다.
대한상의는 컨텍스트 쇼핑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추천과 ‘제로 에포트(Zero-effort)’ 구현, 다양한 기기 활용 등 3가지 핵심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매전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매까지의 귀찮은 과정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구매전환율은 고객이 온라인쇼핑몰 등에 들어와 구매로 이어진 비율을 뜻한다.
실제로 아마존의 경우 컨텍스트 쇼핑기술을 통해 구매전환율 13%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쇼핑몰의 평균인 6.2%의 2배를 웃돈다. 아마존은 소비자가 이전에 주문한 상품을 재구매할 경우 ‘대시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자동으로 배송까지 해결되도록 반복구매를 간편화했다.
소비자가 사고싶은 상품의 사진을 찍어 올리면 이와 유사한 상품을 제안하는 인공지능 ‘아마존 에코’로 충동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국내 유통기업들 역시 최근 인공지능 쇼핑기술의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분석하고 적합한 쇼핑정보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달하는 개인화 마케팅서비스를 30일부터 시작했다. 물건을 고르는 번거로운 과정을 줄인 것이다.
이 시스템은 고객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S마인드’, 브랜드별 인기상품과 프로모션 등 쇼핑정보를 축적하는 ‘콘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으로 구현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를 통해 연간 1천억 원 이상의 매출 증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인공지능 시스템은 구글이나 IBM 등 해외기업과 협업이 아닌 국내 기술력으로 자체개발한 모델이라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12월부터 IBM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추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공식 온라인몰인 ‘엘롯데’ 웹과 어플리케이션에 탑재하게 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추천봇은 자연어로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응대하는 ‘문답 및 인지기술’, 고객성향 분석, 트렌드 파악 기술력 등이 뛰어나다”며 “다른 기업과 비교가 안된다”고 강조했다.
추천봇은 고객이 선호하는 최적의 상품을 매장 직원처럼 음성이나 문자로 추천하고 매장을 안내한다. 유행이나 이슈, 특정 연예인의 스타일까지도 제안할 수 있도록 소셜데이터정보 등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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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희태 롯데쇼핑 사장. |
롯데백화점은 추천봇을 앞으로 온오프라인 주요매장과 롯데마트 등 모든 유통계열사로 확대할 목표를 세워 뒀다. 이를 위해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공지능 솔루션 ‘왓슨’을 도입하기로 했다.
SK플래닛도 11번가에 챗봇(대화형 로봇) 기능을 도입한 상품추천 서비스 ‘디지털 컨시어지 챗봇 바로’를 29일 론칭했다.
챗봇 바로는 메시지 인식과 상품검색 기능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안한다. 제품이 다양해 구매 결정이 쉽지 않은 디지털·가전 상품군을 대상으로 서비스된다.
SK플래닛은 챗봇 바로를 앞으로 계속 정밀화해 ‘퍼스널 쇼퍼’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분석실 연구위원은 "쇼핑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면서 쇼핑과정은 진정한 개인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는 인공지능은 유통산업의 미래를 근본적 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