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두산밥캣도 실적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미국 인프라투자 확대정책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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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
트럼프 정부는 16일 한 해 연방정부 총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조 달러 규모의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인프라투자 확대정책을 위한 예산을 포함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프라투자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번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 중장비기업인 캘더브라더스의 경영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인프라 투자확대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처럼 보여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그동안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투자확대 정책에 가장 수혜를 볼 곳으로 꼽혀왔다. 미국에서 굴삭기 등 건설장비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전체매출의 70% 정도를 북미에서 내고 있어 미국의 주택과 인프라 건설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11월 상장 당시 공모청약 미달사태를 겪을 뻔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인프라 투자확대 정책을 시행할 경우 굴삭기 등 중장비판매를 대폭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청약물량을 모두 판매할 수 있었다.
증권업계도 두산밥캣을 트럼프 정부의 수혜주로 주목했다.
동부증권은 “트럼프 정부가 인프라 투자확대 공약을 실천할 경우 두산밥캣의 매출이 2025년까지 2조 원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면서 두산밥캣의 수혜 가능성도 낮아진 셈이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트럼프케어’를 추진하는 데 난항을 겪으면서 정책추진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케어는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안을 말하는데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강경파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하원에서 표결절차도 거치지 못한 채 좌초됐다.
트럼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첫 정책부터 난관에 부딪히면서 인프라 투자 등 다른 공약을 실천하는 데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논평에서 “트럼프 정부가 민주당에 인프라 투자확대 정책을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호신뢰를 쌓아야 한다”며 “트럼프 정부가 트럼프케어 사태에서 민주당과 신뢰를 쌓지 못한 데 따라 실제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정부가 자금조달 문제에 걸려 인프라 투자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건설 프로젝트가 정치적으로 인기는 있지만 비용을 조달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이 현재 연방부채 증가를 놓고 의견이 분열된 상태라 트럼프 정부가 비용조달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