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올림픽이었던 ‘월드사이버게임즈(WCG)’가 부활할까?
월드사이버게임즈는 2000년부터 대한민국 주도로 열렸던 세계종합게임대회였는데 삼성전자가 후원을 중단하면서 2013년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대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삼성전자로부터 상표권을 인수하면서 월드사이버게임즈가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스마일게이트, 월드사이버게임즈 부활하나
스마일게이트는 삼성전자가 보유했던 월드사이버게임즈의 상표권을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
|
|
▲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 |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올해 1월 삼성전자로부터 월드사이버게임즈와 관련된 일체의 권리와 권한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월드사이버게임즈를 스마일게이트그룹과 별개의 독립 법인으로 만들어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사이버게임즈는 한국이 종주국인 세계최대규모의 국제게임대회로 ‘e스포츠 올림픽’이라고도 불렸다. 2000년 한국에서 열린 월드사이버게임즈 챌린지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열렸으며 2004년부터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개최지개념을 도입했다.
2005년 싱가포르, 2006년 이탈리아 몬자, 2007년 미국 시애틀, 2008년 독일 쾰른, 2009년 중국 청두, 201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2011년 한국 부산, 2012년과 2013년 중국 쿤산에서 열렸으며 이를 통해 세계최대의 종합게임대회로서 자리를 잡았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월드사이버게임즈가 쌓아온 글로벌 e스포츠 대회로서의 정통성과 권위를 높게 평가했다”며 “차세대를 위한 새로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문화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브랜드라고 판단했다”고 인수배경을 밝혔다.
◆ 월드사이버게임즈, 어떻게 e스포츠 올림픽 됐나
월드사이버게임즈는 정부와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후원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대회였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e삼성’ 프로젝트의 한 작품으로 당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직위원장을 직접 맡기도 했다.
정부도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월드사이버게임즈에 매년 5억 원씩, 총 35억 원의 국고를 지원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들은 공동 조직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사이버게임즈는 이후 삼성전자가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대회가 됐는데 윤 부회장이 2008년 현직에서 물러나고 삼성전자 전자사업의 무게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삼성전자는 월드사이버게임즈를 모바일중심 대회로 바꾸고자 했지만 모바일게임은 e스포츠로서 한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월드사이버게임즈 후원을 중단했고 결국 2013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월드사이버게임즈를 부활하고자 하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삼성전자는 상표권을 보유한 채 허가하지 않았다.
월드사이버게임즈를 대체할 대회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월드사이버게임즈 운영총괄책임자였던 전명수 팀장과 직원들이 모여 설립한 이지스게이밍네트웍스(AGN)이 월드사이버게임즈를 대체할 ‘월드 e스포츠 챔피언십 게임즈(WECG)’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무산되기도 했다.
◆ 스마일게이트, 월드사이버게임즈 어떻게 키울까
스마일게이트가 월드사이버게임즈에 주목한 배경으로는 중국시장이 관련이 깊어 보인다.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작인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국민게임’ 대접을 받고 있는데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크로스파이어를 글로벌e스포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
|
▲ 한국WCG대표팀은 2013년12월9일 중국 쿤산에서 열린 WCG2013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
특히 중국에서 월드사이버게임즈 인기는 뜨거웠다.
월드사이버게임즈는 2012년과 2013년 중국 쿤산에서 열렸는데 대회마다 15만 명이 넘는 유료관중을 동원했다. 중국 쿤산시는 흥행에 감명받아 월드사이버게임즈 조직위원회에 영구개최를 제의하기도 했으며 월드사이버게임즈 기념관까지 건립하려고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나아가 월드사이버게임즈를 단순한 게임대회를 넘어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스마일게이트가 새로 출범하는 월드사이버게임즈는 종목을 e스포츠에 국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종합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대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글로벌 게임사들은 물론 문화콘텐츠 관련기관들과도 적극적인 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