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기술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투명경영’으로 네이버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가 기술플랫폼으로 나아가기에 앞서 투명하고 공정한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투명경영이라는 아젠다로 사업을 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투명한 경영이 무엇이고 우리(임원)가 어떻게 역할을 나눠 새로운 모습을 보일지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명경영의 일환으로 실시간급상승검색어 등 공개정보를 늘리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사회적책임을 강화할 방법도 내놨다. 공익사업에 쓰던 사내기부금 예산을 ‘분수펀드’라는 이름의 새로운 체제로 정비하겠다고 했다. 네이버는 분수펀드에 최소 350억 원, 소상공인과 창업인을 돕는 예산 250억 원 등 모두 600억 원 규모를 공익사업에 배정했다.
한 대표는 글로벌 기술경쟁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10년 넘게 준비해 온 기술들을 이제 사용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 같다.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지만 글로벌기업과 대결하기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여기서 버티지 못하면 3년 뒤에 어떻게 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대표와 일문일답 내용이다.
- 올해 매출목표는?
“매출목표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숫자를 목표로 삼으면 구성원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 기술플랫폼으로 나아가는데 투명성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등에 집중하겠다.
단순히 가상의 예시로 얘기하자면 '네이버 댓글에서 네이버를 비판하는 글이 얼마나 줄었나' 등을 목표로 하자는 얘기다. 물론 정말 댓글 관련 목표를 잡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 이해진 창업자와 한 대표의 역할분담은?
“이해진 창업자는 글로벌 진출과 차세대 미래전략을 짜는 사내이사다. 네이버 글로벌투자와 사업을 이끌며 유럽과 북미 진출을 위한 시장개척에 매진한다.
대표이사인 저는 네이버 사업계획을 만들고 이끄는 역할이다. 구성원 관리와 실적, 사회적 책임부분을 맡는다.”
- 기술플랫폼 관련 계획은?
“자율주행차는 곧 열리는 서울모터쇼에서 조금 더 상세히 볼 수 있다. 네이버와 라인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 결과물은 여름 즈음 볼 수 있을 것이다.”
- 공익기부금을 펀드로 새롭게 이름 붙인 이유는 뭔가?
“최근 여러 사태 가운데 ‘재단’이나 ‘기부’라는 단어가 적절치 못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다. 분수펀드는 단순 기부가 아니다. ‘프로젝트 꽃’ 사업을 하면서 스몰 비즈니스 사업자와 제대로 협력하려면 펀드 개념을 도입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펀드 개념이 도입되면 정확히 어느 정도 금액이 들어가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 실시간급상승검색어 개편 외에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
“네이버는 현재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이터랩이 PC에서 제공된다. 이를 모바일에도 추가 오픈해 좀 더 많은 데이터를 올리고 사용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많이 쓸 수 있도록 강화하겠다.”
- 자율주행차사업 관련 계획은?
“자율주행차는 지금 단계에서 어떻게 사업하겠다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 왜 네이버가 하냐고 묻는다면 차의 중요성 때문이다. 차는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네이버랩스에서 여러 실험을 거쳐 네이버가 어떤 부분까지 서비스하고 사업할지 전체적인 협의를 거쳐 진행될 것이다.”
- 음성인식은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활용할 계획인가?
“자동차에서는 음성이 훨씬 편한 입력방법이 될 것이다. 지금도 검색에서 음성인식이 지도나 네이버앱에 붙어 있지만 사용자가 그리 많이 쓰진 않는다.
요즘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은 음성으로 명령하는 데 익숙하다. 이들은 앞으로 타이핑을 안 할 수도 있겠다. 음성인식은 지금 타이핑처럼 중요한 입력방법이 될 거다.
이걸 보여주고 서비스에 녹이는 건 중요한 포인트다. 일차적으로는 네이버I(네이버 인공지능)를 통해서 시작한다. 이전까진 검색어를 입력하는 정도였다면 앞으로는 검색 결과를 듣게 되는 단계까지 선보일 것이다.”
- IT업계의 화두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인공지능이다. 예전엔 기술 얘기하면 실용화까지 오랜 시간 걸렸다면 이젠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이 생성하는 데이터가 많아졌고 매일같이 찍어 올리는 사진만 해도 양이 어마어마하다.
이전까진 언론에서 기술 트렌드 얘기하면 ‘언제 오겠어’ 했는데 이번엔 좀 다를 것 같다. 내부적으로도 사용자 추천과 개인화 얘기를 오랫동안 했는데 이제 검색에서도 ‘에어스’(인공지능 추천방식)를 통해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그런 부분이 현재 네이버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5~10년 뒤는 잘 모르겠다.”
- 이해진 창업자, 변대규 의장 등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
“이해진 의장과 일해본 건 굉장한 행운이었다. 변대규 의장은 휴맥스를 경영하며 보여주신 통찰력이 훌륭하고 끊임없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온 벤처1세대다.
내부 임원을 만나며 생각한 건 네이버란 회사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가 기술플랫폼으로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사회적 책임은 어떻게 져야할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조언을 구할 것이다.”
- YG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한 이유는?
“기술과 함께 저희에게 중요한 문제는 콘텐츠 확보다. 기술이나 콘텐츠 하나만 있어선 온전해지기 어렵다. 콘텐츠를 많이 들고 기술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잘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이유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라 봤기 때문이다. 여러 얘기 하고 있지만, 좀 더 긴밀한 관계로 가고 싶어서 투자했다.”
- 뉴스서비스정책의 변화는 없나?
“뉴스서비스정책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실험하고 있다. 이전보다는 언론사가 잘 보이는 구조로 바꾸자는 방향을 정해서 가고 있다.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언론사는 중요한 콘텐츠 파트너임은 분명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