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오른쪽)과 염한웅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가운데)의 영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통령선거 후보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SNS가 정치적인 의사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면서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 대선후보 각양각색 SNS 전략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선캠프인 ‘더문캠’ 조직에 SNS본부를 따로 둘 정도로 SNS를 통한 선거운동에 주력하고 잇다.
문 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대선에 출마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SNS를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이 문 전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SNS본부장으로 들어왔다. 문 전 대표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외부인재 영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윤 전 부사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2008년 네이버 미디어서비스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대외정책과 홍보업무를 총괄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윤 전 부사장은 기자와 콘텐츠서비스 제공자의 경험을 모두 갖췄고 대관업무도 담당해 정치권의 생리 역시 잘 알고 있다”며 “문 전 대표가 SNS를 통해 국민들과 의사소통하는 데 적절한 전략을 총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SNS를 적극 활용한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해졌다. 선거활동으로 바쁜 지금에도 하루에 7~10건 정도의 글을 꼬박꼬박 SNS에 올린다.
이 시장의 SNS팬클럽 ‘손가혁(손가락혁명군)’도 강점으로 꼽힌다. 2010년부터 활동해 결집력이 뛰어나다. 1월에 열린 출정식에만 7천여 명이 몰렸을 정도로 열성적인 회원들도 많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SNS를 적극 이용한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최근 오마이뉴스TV ‘오연호의 대선열차’에서 SNS로 단박에 주목받은 대선후보로 이 시장과 안 지사를 꼽았다.
안 지사는 인기드라마 ‘도깨비’를 아내 민주원씨와 함께 패러디한 ‘안깨비’ 사진을 SNS에 올리는 등 젊은 유권자의 친밀도를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SNS 페이스북의 ‘라이브’ 기능을 활용해 선거활동을 개인방송으로 중계하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사안에 관련된 의견을 활발하게 내놓고 있다.
◆ 왜 SNS가 중요한가
디지털미디어기업 DMC미디어가 최근 내놓은 ‘2017년 제19대 조기대선 유권자의 미디어이용 행태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316명 가운데 52.5%가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데 대선후보의 SNS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후보자 방송토론회와 언론보도에 이어 3위지만 2012년 대선과 비교하면 전체 항목 가운데 응답률 상승폭이 가장 컸다. 후보자의 SNS를 이용할 뜻이 있다는 응답자도 44.9%에 이르렀다.
|
|
|
▲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도깨비' 패러디 게시물. |
SNS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은 국내외 사례로도 실증됐다.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트위터를 상대 후보의 비난과 극단적인 정책홍보 등에 적극 활용해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1130만 명 정도로 버락 후세인 오마바 전 대통령의 팔로워 1천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1년 4월 재보궐선거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승리한 데 SNS의 수혜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이외수 소설가와 조국 서울대학교 교수 등 파워 SNS 이용자들이 박 시장을 열성적으로 지지한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최은정 서울여대 교수는 ‘SNS의 관심도가 선거결과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에서 “유권자 다수가 SNS로 여러 의견을 밝히면서 후보자도 새로운 소통의 장을 얻었다”며 “전통적인 여론조사보다 유권자의 SNS 관심도가 실제 선거결과와 더 비슷하게 나왔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2012년 대선 당시보다 SNS를 이용하는 유권자의 수도 늘어났다.
페이스북 이용자 수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700만 명을 넘어섰는데 2012년 대선 당시 900만여 명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스타그램(600만 명)과 같은 새로운 SNS 유행도 퍼졌다.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도 SNS에 넓은 의미로 포함할 경우 국민의 대부분이 SNS를 사용하는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SNS가 일상화된 데다 ‘가짜뉴스’가 퍼지는 일도 잦은 만큼 대선후보들이 SNS를 적극 활용하고 관련 조직도 확충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며 “투표일까지 남은 시간도 적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의 분수령이 SNS 선거전에서 사실상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