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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낸드플래시 체질전환, SK하이닉스 D램 실적 '쾌청'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3-23 14: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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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기존의 D램 생산시설을 낸드플래시로 전환하는 체질개선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분간 글로벌 D램시장에서 공급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져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에 긍정적 신호로 분석된다.

  마이크론 낸드플래시 체질전환, SK하이닉스 D램 실적 '쾌청'  
▲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하지만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에서 마이크론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 대책마련에 더 고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얼리스트는 23일 “마이크론이 2년째 이어진 실적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사를 쓰고 있다”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사업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의 대규모 D램 생산공장을 3D낸드로 전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싱가포르의 공장에서도 이미 3D낸드를 생산해 고객사들에 공급하고 있다.

마켓리얼리스트는 올해 마이크론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6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공급량 성장예상치인 31%를 2배 가까이 웃돈다.

낸드플래시 중심으로 생산시설을 전환하며 올해 마이크론의 D램 출하증가율은 15~2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글로벌 수요증가 예상치인 25%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투자여력을 갖춘 기업들이 D램 수요증가에 대응해 증설에 나설 경우 SK하이닉스가 업황악화로 실적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D램의 생산시설을 오히려 축소하며 낸드플래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업황악화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삼성전자도 D램 증설이 예상됐던 신규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로 돌리고 있어 대부분의 실적을 D램에 의존하는 SK하이닉스가 영향을 받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켓리얼리스트는 올해 2분기도 D램 평균가격이 1분기보다 19% 증가하며 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사이 점유율 변동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의 적극적인 체질개선작업으로 낸드플래시에서 장기적으로 더 치열한 경쟁을 앞두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마이크론은 10.6%의 점유율로 4위, SK하이닉스는 9.6%로 5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2위 도시바는 반도체사업 매각을 추진하며 연구개발과 투자에 차질을 빚고 있다. 도시바와 기술을 협력하는 3위 웨스턴디지털도 같이 위기를 맞았다.
 
낸드플래시시장에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고전하는 사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앞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3D낸드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낸드플래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48단 3D낸드의 비중을 높이며 연말까지 72단 양산에 들어가는 목표를 세웠다.
 
마이크론 역시 올해 말까지 64단 3D낸드 양산시설을 구축하는 데 18억 달러 (약 2조 원)를 투자하며 내년부터 96단 제품의 양산에도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마이크론 낸드플래시 체질전환, SK하이닉스 D램 실적 '쾌청'  
▲ 마크 더칸 마이크론 CEO.
마이크론은 자체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64단 3D낸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의 64단 제품보다 같은 크기의 원판(웨이퍼)에서 25%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술개발과 생산설비 구축이 모두 계획대로 마무리될 경우 마이크론이 낸드플래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신규공장 완공이 2019년으로 예정돼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쉽지 않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영업이익률이 낸드플래시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마이크론과 같이 기존 D램 생산시설을 낸드플래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일본정부가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지분인수에 미국기업과 정부펀드의 공동참여를 검토중인 것도 SK하이닉스에 악재로 꼽힌다.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든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한 셈이기 때문이다.
 
도시바 반도체사업을 인수해 3D낸드 기술력과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업체는 단기간에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에 기회가 넘어갈 경우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고전할 수밖에 없다.

마켓리얼리스트는 “마이크론이 3D낸드 중심의 체질전환을 조기에 이뤄낸다면 시장지배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시바의 지분인수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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