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이 ‘착한 기업’ 이미지 쌓기에 열심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사회적기업 대출을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이 했다. 또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과연 KB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실추된 고객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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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들은 사회적 기업에 총 394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346억원, 물품구매 20억원, 후원 및 기부 19억원, 출자 8억원 등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소기업은행(82억원), 우리은행(46억원), 농협은행(39억원) 순이었다.
KB국민은행의 지원 금액이 가장 많은 데는 대출 비중이 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인 창조N사회적기업 신용보증부 대출’을 출시했다. 전국의 26만여개 1인 창조기업과 1700여개 사회적기업을 위한 전용상품인데 신용보증 기금과 협약을 체결해 저금리로 지원하는 대출이다. KB국민은행은 신용보증기금이 발급하는 정책성 특례보증서를 담보로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대출금리를 5.0% 미만으로 할인해 적용했다.
임 회장은 틈만 나면 ‘시우(時雨) 금융’을 강조해왔다. 시우금융이란 적절한 때 필요한 양만큼 내리는 비처럼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하자는 뜻이다. 임 회장은 특히 "금융생태계 선순환 구조의 근간은 기업 본연의 소명인 수익창출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때 만들어진다"고 강조해왔다.
국민은행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임 회장의 시우금융론 덕분이다.
올해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들이 총 650억원을 사회적 기업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년대비 60%나 증가한 금액이다. 은행들의 대출상품으로 59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60억원은 물품구매 지원과 후원 및 기부로 이뤄질 예정이다.
임 회장에게 지난해는 악몽과도 같다. KB금융은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 임 회장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그동안 일련의 사태에 대해 그룹 전체를 책임지는 회장으로서 대단히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또 일본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의혹, 100억원대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 등 악재가 줄을 이었다. 새해 들어서도 KT ENS 대출 사기 연루 등 악재는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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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점 강당에서 'KB금융그룹 조직문화 쇄신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
임 회장은 실추된 KB금융의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착한 이미지’ 쌓기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KB저축은행은 ‘KB착한대출’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KB착한대출의 최고금리를 연 29.9%에서 19.9%까지 인하했다. KB착한대출은 연소득 1200만원 이상인 직장인, 연금소득자, 자영업자, 주부 등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할 것 같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베스트뱅커 대상에서 신한은행과 함께 베스트 사회공헌상을 받았다. 2011년부터 전국 1200여개 2만 5000여 임직원들로 이뤄진 ‘KB스타 드림봉사단’의 활동 덕분이다. 임직원 전원이 ‘1인 1봉사활동’에 참여해 1인당 10시간의 봉사활동을 한다. 노인 무료 급식봉사, 캄보디아 어린이 자전거 지원사업, 의료차량 지원사업 등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9월 ‘KB굿잡’이라는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를 시행해 현재까지 4만1000개 이상의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구직자 1만5000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서울대 사범대 출신이다. 그는 “서울대 상경대가 주름잡는 기획재정부에서 차관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누구보다 비주류의 설움을 잘 안다”고 말했다. 행시 출신인 그는 2007년까지 재경부 차관을 맡은 뒤 2008년부터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을을 거쳐 2010년 8월 KB금융지주 사장이 됐다. 2013년 7월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