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자회사 SK플래닛의 부실을 털어내는 방안을 찾고 있다.
박 사장이 과거 SKC&C에서 발휘했던 사업재편 능력을 SK플래닛에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박 사장은 자회사 SK플래닛의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해 사업을 유통과 전자상거래 중심으로 재편하고 비용을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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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플래닛은 최근 모바일광고 네트워크서비스 ‘시럽애드’를 디지털광고회사 인크로스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월평균 50억 건의 페이지뷰가 나오는 사업이었지만 과감하게 정리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이 SK플래닛에 추가적인 증자를 하지 않을 방침도 세웠다. SK플래닛이 전자상거래 플랫폼 ‘11번가’의 마케팅을 확대하는 데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을 활용하도록 선을 그었다.
박 사장이 2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SK플래닛은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인데 링겔을 꽂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며 “우리가 보유한 사업포트폴리오에서 피를 지나치게 많이 흘리고 있다면 지혈부터 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박 사장은 평소 자산화될 수 없는 비용을 지출하는 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자회사의 실적부진을 오랫동안 받아들이고 넘어가지 않고 비용 구조조정의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플래닛은 지난해 영업손실 4200억 원을 봐 SK텔레콤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5년보다 줄어드는 데 큰 영향을 줬다. SK텔레콤은 SK플래닛의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다.
박 사장은 상반기 안에 SK플래닛의 영업손실에 관련된 해결책을 내놓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관련 사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확인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SK플래닛의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와 정보통신기술(ICT) 접목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사장이 SKC&C 대표 시절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해 사업재편을 직접 이끈 경험을 SK플래닛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 산업에 3년 동안 11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SK플래닛도 함께 투자한다. SK플래닛이 SK텔레콤의 모바일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