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사드보복 위험이 높아지면서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탓에 사드보복이 현실화하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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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각각 113만 대, 65만 대를 팔았다. 글로벌 판매의 23%, 22%씩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치였다.
일본 완성차회사가 중국에서 반일감정으로 판매에 타격을 입자 동남아로 눈을 돌렸듯 현대기아차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남아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
일본이 2012년 9월 센카쿠열도의 국유화를 선언하면서 중국은 일본 수입품의 통관을 강화하고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경제보복을 했다. 토요타, 혼다, 르노닛산 등 일본 완성차회사 3곳은 2012년 9월부터 2013년 3월까지 7개월 동안 판매감소를 겪었다.
일본 완성차회사는 당시 일본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잇따라 동남아에서 판매와 생산을 확대했다. 일본 완성차회사들은 현재 동남아에서 시장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리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동남아의 판매비중이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이 수입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판매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가 신흥 자동차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기아차도 최근 동남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국가들이 2015년 말에 아세안경제공동체를 출범하면서 동남아에서 자동차 관세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동남아의 자동차 수요는 2020년까지 연평균 6%씩 늘어나 400만 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베트남을 교두보 삼아 동남아 판매의 확대를 추진한다.
현대차 그랜드 i10은 2015년 베트남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또 현대차는 지난해 베트남 상용차시장에서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현재 베트남 닌빙성에 두 번째 조립공장을 짓고 있다. 2018년부터 이 공장에서 그랜드 i10 등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또 베트남 꽝남성에서 연간 2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상용차 조립공장도 짓고 있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베트남에서 현대차의 상용차 생산능력은 위탁생산 분까지 감안하면 연간 3만 대로 늘어난다. 현대차는 현재 현지기업인 타코에 상용차 판매와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