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이 해외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회장은 평소 글로벌 진출을 강조했는데 이 회장이 복귀하면 CJ대한통운 사업에 대거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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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
8일 업계에 따르면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이 베트남의 최대 물류회사 제마뎁 인수를 더욱 과감하게 추진할 공산이 크다.
제마뎁은 베트남에서 정기선과 컨테이너, 해상항공물류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최대의 물류회사로 꼽힌다. 시가총액이 2300억 원가량이고 영업이익률도 17.9%에 이르는 고마진 기업이다.
CJ대한통운이 제마뎁 인수를 위해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사장이 제마뎁 인수에 성공할 경우 동남아시아 공략의 지렛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의 B2C 소비자 수는 5억6천만 명에 이른다.
CJ대한통운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8개 국가에 22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제마뎁을 손에 넣을 경우 동남아에서 한층 촘촘한 배송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CJ대한통운은 동남아 공략에 속도가 붙은 만큼 앞으로는 인수합병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물류분야의 경우 사업이 자리매김하려면 영향력있는 현지기업과 인수합병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은 전자상거래 소비자의 수가 인도네시아에 이어 동남아에서 2번째로 많은 만큼 앞으로 물류매출의 성장성이 높다.
박근태 사장은 CJ대한통운을 2020년까지 세계 5위의 물류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연매출 27조 원 이상을 달성해야 하는 만큼 제마뎁의 인수는 그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CJ대한통운이 제마뎁 인수의 유력후보로 꼽히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롯데그룹과 동원그룹, 일본계 투자자들도 제마뎁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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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
제마뎁 최대주주인 베트남 인베스트먼트그룹(VIG)은 자산 분할매각보다 지분 전체를 넘기는 방식을 원하고 있는데 CJ대한통운은 물류부문만 인수를 원하고 있어 다른 기업에게 기회가 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조만간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CJ대한통운이 공격적인 베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회장은 2012년 CJGLS와 대한통운의 합병 당시 “2020년까지 세계 5위 물류기업, 이후에는 세계 1등을 바라봐야 한다”며 CJ대한통운의 성장에 각별한 의지를 보였다.
CJ그룹이 최근 임원인사에서 인수합병 전문가인 이희재씨를 CJ대한통운 부사장에 영입한 점에서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제마뎁 인수와 관련해 “아직까지 내놓을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