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장이 대한항공의 4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마무리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급한 불을 껐다.
조 사장은 조종사노조와 갈등을 해결하고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
|
|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
8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이 대한항공에서 가장 시급한 재무문제를 해결하면서 앞으로 노사문제 해결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6일부터 7일까지 이틀 동안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아 유상증자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청약률은 96.42%다. 청약을 진행하고 남은 물량 163억 원어치는 일반인들에게 공모를 받는다.
대한항공에게 부채비율을 관리하는 문제는 최우선문제다. 회사채 가운데 70%가량이 부채비율 1000% 유지 조건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갈 경우 기한이익을 상실해 원리금을 즉시 변제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대한항공은 2년 전 임금인 2015년분 임금협상을 놓고 조종사노조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조 사장은 2월 말 새 항공기도입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원행복과 주주가치 창출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며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올해 초 사장 취임과 동시에 조종사노조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는 등 노조와 ‘소통’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였다.
또 사드배치를 놓고 중국정부의 보복이 본격화하면서 중국노선 재편 등 현안에도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7일 한국의 사드배치 작업을 놓고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뒷감당은 한국과 미국이 해야한다”며 “필요한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 중국의 안보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여행사들에 중국인들의 한국관광을 전면 금지하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전부를 8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을 세웠다. 차입금을 갚으면 부채비율이 900%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전체 발행예정 주식 가운데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고 80%를 기존 주주에게 배정했다. 우리사주조합은 배정받은 주식 가운데 65%를 청약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한진그룹의 교육재단인 정석인하학원이 1135억 원어치와 52억 원어치를 청약했다. 전체 발행예정 주식은 2200만4890주로 4577억 원어치다.
한진칼과 정석인하학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31.46%와 3.84%에서 29.85%와 2.71%로 소폭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