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국내판매의 부진으로 올해도 실적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3일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판매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며 “한국GM과 르노삼성차 등이 주력 차종의 판매를 늘리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서 국내판매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지난 1월 국내 자동차판매는 전년보다 0.09% 소폭 늘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판매는 각각 9.5%, 9.1%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2월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내수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자동차판매는 지난해 2월보다 8.1% 늘었다. 이 기간에 국내판매가 현대차는 8.7% 늘었지만 기아차는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형 그랜저와 신형 모닝이 각각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 출시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판매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내수부진을 떨어내기에 부족했다.
반면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주력차량을 앞세워 국내판매가 늘어났다.
한국GM은 올해 1월 국내에서 말리부, 트랙스 등이 선전하면서 판매량이 지난해 1월보다 25.5% 늘었다. 지난 2월에 크루즈 인도가 지연되면서 국내판매가 1.7% 줄어들긴 했지만 말리부와 트랙스가 각각 4배, 2배 이상 늘어난 견조한 판매실적을 냈다.
르노삼성차는 SM6와 QM6의 주도로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254.1%, 87.8% 판매가 늘었다. 쌍용차도 티볼리가 인기를 이어가면서 지난 1월과 2월에 6.8%, 16.1%씩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지만 신차효과는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달에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지만 이르면 오는 5월에나 소형SUV ‘OS’(개발명)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형세단 G70는 하반기에 출시된다.
기아차는 이르면 상반기에 스포츠세단 스팅어를 출시하고 하반기에 신형 프라이드를 선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친환경차 제품군도 강화하지만 아직 국내 친환경차시장 규모가 작아 국내판매가 늘어나는 데 큰 보탬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에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신차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전기차 신형 모델을 출시했다. 기아차는 하반기에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신차를 선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까지 신차효과가 가시화하지 못하면서 국내시장점유율을 지키는 데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을 시행하면서 국내 자동차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국내 자동차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실적부진이 올해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적개선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며 국내와 북미에서 신차 판매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판매량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에서 788만 대를 팔아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글로벌판매가 줄어든 건 18년 만에 처음이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판매 부진은 지난해 더욱 깊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각각 65만8642대, 53만5천 대를 팔았는데 전년과 비교해 현대차의 국내판매는 7.8% 줄었고 기아차의 국내판매는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의 국내판매는 각각 13.8%, 38.8%, 3.9% 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증가율을 앞섰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국내판매 점유율(수입차 판매 포함)은 65.4%로 전년도보다 2.3% 포인트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