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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그룹의 인수합병역량을 키우기 위해 시스템과 인재영입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전통적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한 기업이었는데 최 회장이 최근 저성장시대를 맞아 인수합병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최태원, SK인수합병 최적화모드
2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이 인수합병 전문가를 그룹인사에서 전면배치하고 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최근 안성은 한국도이치은행그룹 대표를 겸 감사위원으로 선출했다. 안 대표는 2004년 BoA메릴린치 한국대표를 거쳐 2013년부터 한국도이치은행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안 대표는 메릴린치 대표 시절부터 현대건설과 포스코대우, SK하이닉스 인수에 참여한 인수합병 전문가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영입이 지난해말 SK그룹의 정기임원인사의 연장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은 임원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인사쇄신을 했는데 SK그룹의 지휘부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7명 가운데 4명을 인수합병에 능통한 재무전문가로 배치했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미국 클라크대 MBA출신으로 SK와 SKC&C의 합병과 SK머티리얼즈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000년 신세기통신 인수와 2012년 하이닉스 인수 등 과거 SK그룹의 인수합병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에너지화학위원장을 맡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신년사에서 “과감하게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종합화학을 통해 글로벌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칼로부터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했다.
글로벌성장위원장을 맡은 유정준 SKE&S 사장도 일리노이주립대 회계학 석사 출신의 재무통이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조직을 인수합병에 최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LG실트론이나 에틸렌아크릴산(EAA)사업 인수전에서 외부 회계자문사를 제외하고 SK그룹의 재무팀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를 통해 인수전에서 보안을 강화하고 속도를 높이고 있다. LG실트론의 경우 본계약까지 걸린 시간이 4개월에 불과했다.
◆ 최태원, 인수합병을 저성장 대안으로 여기나
SK그룹은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왔다.
최태원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은 1973년부터 1998년까지 SK그룹 경영권을 맡아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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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회장이 출소후 현장경영사진이 담긴 SK그룹의 2015년9월 사보. |
최태원 회장도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며 SK그룹을 재계3위로 올라서게 만들었다.
SK그룹의 인수합병은 2015년 8월 최 회장이 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출소 이후 CJ헬로비전 인수를 시도했고 반도체용가스업체 SK머티리얼즈, 산업용가스업체 SK에어가스를 인수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SK매직(전 동양매직)을 인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LG실트론과 다우케미컬 에틸렌아크릴산(EAA)사업을 인수했고 최근에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최근 들어 SK그룹의 거침없는 인수합병 행보를 놓고 최태원 회장이 저성장시대 해법으로 ‘인수합병’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자 SK그룹은 2015년 9월 사보를 통해 ‘더 빅 챌린지’라는 특별전략을 소개했다.
SK그룹은 이 사보를 통해 일본최대 정유업체인 JX홀딩스와 다케다제약 등 일본기업의 사례를 분석하며 일본처럼 장기화된 저성장시대에 인수합병이 성장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그룹의 광폭행보는 최 회장의 출소 이후 발간된 사보에서부터 암시됐던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