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하고 지난 달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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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이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12일 9월 정례회의에서 현재 2.2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금리인하의 효과와 정부가 펼치는 확장적 경제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고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지난달 금리인하는 소비심리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금융시장에서도 금리인하의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금리인하 효과를 제대로 알아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금리동결이 예상했던 바라는 반응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동결을 예상했던 만큼 금리동결 발표에 따른 시장반응은 미미”하다며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와 최근 정부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금리를 동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했지만 지난달 금리인하 전 14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했을 때와 상황이 다르다. 경기부양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정부정책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만장일치가 아니라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1명의 소수의견이 나왔다.
이주열 총재는 “내수가 개선되고 있지만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며 아직 경기부양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음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기재부의 경기판단과 한은의 판단에 큰 차이는 없다”고 말해 추가적 통화정책이 나올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 “여러 가지 대내외 위험요인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물가하락세와 저물가 등 요인을 볼 때 우리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불식했다. 이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이 2% 후반으로 디플레이션으로 볼 수 없지만 디플레이션의 폐해가 크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음달 양적완화 조치를 끝내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연준 조치에 따라 국내 시장 금리가 따라서 올라가는 정도가 과도한 경우 공개시장조작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연준이 정책을 점진적으로 펼치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대거 늘어난 가계대출의 증가세에 대해 당장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8월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은행 대출이고 비은행 대출은 크게 줄었다”며 “앞으로 가계대출 흐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엔화 약세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원·엔 환율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줄었다는 분석들이 있지만, 최근 원·엔 환율 상황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1년 이상 장기 지속됐는데 추가약세가 이뤄지면 한국경제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일본기업들이 엔화약세를 제품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하지는 않았다”며 “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거나 가격경쟁에 나서면 한국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